포토그래퍼 전영광 씨가 ‘알쓸신잡3’ 측의 사진 도용 문제를 제기했다. /왼쪽은 tvN ‘알쓸신잡3’ 방송화면, 오른쪽은 전영광 씨가 직접 촬영한 사진.
포토그래퍼 전영광 씨가 ‘알쓸신잡3’ 측의 사진 도용 문제를 제기했다. /왼쪽은 tvN ‘알쓸신잡3’ 방송화면, 오른쪽은 전영광 씨가 직접 촬영한 사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케이블채널 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3’(이하 ‘알쓸신잡3’)가 사진 도용 논란에 휩싸였다. 포토그래퍼 전영광 씨는 ‘알쓸신잡3’ 측이 본인이 촬영한 사진을 허락 없이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전영광 씨는 블로그 ‘이니그마의 세계여행’을 통해 ‘감성여행’을 담는 프리랜서 사진작가다. 현재 프랑스 관광청에서 취재 포토그래퍼로 활동 중이다. 전영광 씨는 17일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에서 “‘알쓸신잡3’에서 내가 찍은 사진이 무단으로 사용됐다”며 “짧은 분량이 아니었다. 저작권 문제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전씨는 “어제(16일) 오후 늦게 방송을 확인했다”면서 “TV에서 스쳐 지나가는 것을 봤는데 내 사진인 것을 알고 제일 먼저 이게 왜 나왔는지, 어떻게 나왔는지 얼마나 나왔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다시보기로 팩트 체크를 했다”고 말했다.

전씨에 따르면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 12일 방송된 ‘알쓸신잡3’ 4회분에 담긴 것으로,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묘지인 페르 라셰즈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2014년 찍은 5장의 사진이 사용됐다. 그는 “급하게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다 보면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 체크를 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꽤 긴 분량이 나갔다”면서 “긴 시간 동안 묘지 얘기를 하고 페르 라셰즈 얘기를 하는데 이거는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또 “저작권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난 게 너무 안타깝다”면서 “게다가 사진이 (방송에서) 크게 오래 나갔다. 저작권에 대한 부분은 다 잘라서 나갔다. 이는 너무 악의적인 거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식으로 사진을 사용한 게 너무 충격적”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대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사진과 게시글이 참고된 것 같다는 의심을 내비쳤다. 전씨는 “더 의심스러운 것은 페르 라셰즈에 묻힌 유명한 작가와 정치인, 문인들이 정말 많은데 김영하 작가가 내가 포스팅에서 언급한 짐 모리슨과 쇼팽 딱 두 사람만 언급한 게 제작진에서 준비한 대본이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김영하 작가가 직접 방문을 했다면 세부적인 묘사가 있었을 텐데 이에 대한 언급이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전씨는 “제작진이 추후에 김영하 작가의 애드리브를 바탕으로 편집을 하는 단계에서 내 사진을 찾은 게 아니라 묘지를 먼저 찾아놓고 내 포스팅을 참고해서 대본을 작성하고 준비를 한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면서 “사전에 충분히 고지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씨는 이번 사건 외에도 사진 도용 문제를 여러 번 경험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법적인 조치를 취한 적도 있지만 소상공인들이 사용하는 것을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문제들은 그냥 넘어가는 편이라고 전했다. 그는 “법적인 대응을 해본 적도 있는데 서로 힘들고 피해를 받고 상처를 받는 건 마찬가지더라”면서 “그런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알쓸신잡’ 측이 해당 문제를 인정하고, 공식적인 사과 방송을 요구했다.

한편 tvN ‘알쓸신잡3’ 측은 “원작자와 사전 협의없이 사진을 사용한 점에 대해 작가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금일 상황을 인지하고 즉시 원작자에게 직접 사과하기 위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저작권에 대한 협의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프랑스 묘지 언급이 대본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제작진의 가이드는 일체 없었다”고 부인했다.

마지막으로 제작진은 “‘알쓸신잡’을 아껴주시는 시청자분들께 사과드리며, 앞으로 제작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좋은 프로그램으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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