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출국한 뒤 사실상 잠적했다. 그의 신병 확보가 수사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 뉴시스
국군 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출국한 뒤 사실상 잠적했다. 그의 신병 확보가 수사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과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8일 군·검 합동수사단의 조사를 받았다. 국군 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 작성에 개입한 혐의다.

앞서 장준규 전 육군참모총장도 불려갔다. 문건에서 지목한 계엄사령관 내정자가 바로 그였다. 윗선에 대한 합수단의 수사가 본격화된 셈이다. 하지만 정작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을 소환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문건 작성 책임자로 알려졌다.

수사의 핵심은 문건의 실행 의지 규명이다. 군사반란, 내란예비음모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합수단은 조현천 전 사령관을 주목하고 있다. 그가 지위를 남용해 군 인사에 개입하고, 육군참모총장 자리까지 노렸다는 점에서 문건 작성에 본인의 출세 문제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했다. 결국 조현천 전 사령관을 조사하지 못한다면 수사 성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조현천 전 사령관은 행방이 묘연하다.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출국한 이후 사실상 잠적했다. 수사 초기 자진 귀국해서 적극 해명하겠다고 밝힌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제 합수단 내부에서도 그가 순순히 귀국할 것이란 기대가 없다. 신병확보를 위해 여권 무효화 작업을 시작한 이유다. 이달 초 외교부는 조현천 전 사령관의 국내 거주지에 여권 반납 통지를 보냈으나 반송됐다. 2차 통지도 반송되면 여권 반납 명령 공시 절차 등을 밟는다.

여권이 무효화될 경우 조현천 전 사령관은 그때부터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하고, 강제 추방 대상이 된다. 그의 신병 확보를 위해 합수단은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절차도 밟고 있다. 한편, 한민구 전 장관과 김관진 전 안보실장은 관련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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