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을 언론기사로만 접하던 시대는 갔다. 이젠 국회의원들이 직접 TV를 만들고 국민 앞에 선다. ‘폴리포터’(poliporter·politics+reporter)는 스스로 언론인이 된 정치인을 말한다. 폴리포터들은 ‘언론’이라는 중간단계를 생략하고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콘텐츠를 생산하며 유권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자신에게 열광하는 지지층만을 상대로 하는 정치는 아집에 빠지기 쉽다. 20대 국회를 강타한 폴리포터 현상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유튜브 운영에 뛰어든 국회의원 80여명 가운데 상위권 또는 신흥 강자로 떠오른 국회의원. 위에서 아래로부터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마포乙 손혜원',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김성태 티브이',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 '정배형 테레비' 유튜브 썸네일.
유튜브 운영에 뛰어든 국회의원 80여명 가운데 상위권 또는 신흥 강자로 떠오른 국회의원. 위에서 아래로부터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마포乙 손혜원',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김성태 티브이',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 '정배형 테레비' 유튜브 썸네일.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시사위크>가 전수조사한 결과, 유튜브 운영에 뛰어든 국회의원은 모두 80여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상위권 또는 신흥 강자로 떠오른 국회의원에게 유튜브 시장에 뛰어든 계기, 콘텐츠 제작 아이디어, 콘텐츠에 대한 반응과 이에 대한 국회의원 피드백 여부 등을 질문했다. 인터뷰는 국정감사 기간임을 감안해 해당 의원실 콘텐츠 담당 실무자와 진행했다.

◇ 유튜브 채널에 뛰어든 계기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마포乙 손혜원’(이하 손)

“손혜원 의원은 종종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혼자서 하거나 다른 출연자들을 섭외해 방송 형태로 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반응이 좋았던 라이브 영상이 있었고, 여기서 가능성을 보고 유튜브 채널도 개설하기로 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김성태 티브이’(이하 김)

“카드뉴스나 의정보고서와 별개로 많은 국민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 소통 잘하고 다양한 의견도 듣고 의정활동에 반영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콘텐츠도 몇 개 없지만 앞으로 다양한 영상을 올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잘 부탁 드린다.”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 ‘정배형 테레비’(이하 천)

“천 의원은 유튜브 채널이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웃음) 의원실에서 ‘이런 것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흔쾌히 받아서 잘 해주고 있다. 콘텐츠 주제를 알려주면 카메라와 삼각대까지 설치해 직접 촬영한다.”

◇ 어떤 콘텐츠를 주로 올리나

-손 : “최근 ‘~알아야 바꾼다’ 시리즈로 다양한 외부 출연자를 섭외한 시리즈물이 올라간 적이 있다. 처음에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을 섭외해 ‘경제를 알아야 바꾼다’ 콘텐츠가 올라갔다. 여기에 대해 반응이 좋아서 그 다음에는 최광옥 변호사와 ‘검찰을 알아야 바꾼다’, 예정석 교수와 ‘마키팅을 알아야 바꾼다’ 등의 시리즈 형태로 콘텐츠를 제작했다.”

-김 : “이제 막 시작한 만큼 국회나 정치적 현안에 대한 콘텐츠를 준비해 촬영할 계획이다. 지역구인 서울 강서구을 현안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고, 큰 정치적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게 조금 더 잘 다가설 수 있을지에 대한 방안을 모색해 콘텐츠 제작에 반영해보려 한다.”

-천 : “콘텐츠 아이디어 소스는 주로 의정활동에 관련한 것에서 출발한다.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이나 기자회견 등 의정활동을 축약해 콘텐츠로 올리는 것이다. 이와 연계해 누리꾼들에게 직접 의견을 받아 상임위 활동에서 대신 질문해주고 이를 콘텐츠로 제작하기도 한다. 또 브이로그(Video blog:영상으로 기록하는 일상)도 제안해 최근 ‘What’s in my bag(내 가방에는 무엇이 들었을까)’도 찍어 올리기도 했다.”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이 '직접'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 /천정배 의원실 제공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이 '직접'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 /천정배 의원실 제공

◇ 콘텐츠에 대한 반응과 앞으로 준비 중인 내용

-손 : “사실 1시간 가까운 콘텐츠들이지만, 평균 시청시간이 30분에 이를 정도로 반응이 좋은 편이다. 이것은 콘텐츠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의원도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보고 피드백하면서 시청자들과 쌍방향 소통도 하고 있다. 올해 겨울에는 다른 종류의 프로그램을 기획해 선보일 계획이다. 기대해 달라.”

-김 : “아시다시피 지난주에 처음 올린 ‘김성태의 한 놈만 팬다’ 1화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 좋은 댓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의원도 댓글 반응을 보고 되도록 다음 콘텐츠 제작에 반영하려 한다. 오늘(19일) ‘김성태의 한 놈만 팬다’ 2화가 올라왔고, 앞으로도 국민들의 의견이나 비판이 있으면 잘 듣고 개선할 점에 대해 고쳐나가려 한다. 잘 부탁드린다.”

-천 : “6선 중진의원이 갖는 ‘딱딱하고 중후한’ 이미지와 달리 부드러운 사람이라는 반응이 있다. 그동안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글로만 소통했던 것보다 훨씬 반응이 좋고, 이를 통해 의원 이미지도 부드럽게 변하는 것 같다. 국회라는 곳이 변화에 부정적이고 거부감도 있는 곳인지라 앞으로 의정활동 영상 뿐 아니라 브이로그와 같은 다양한 콘텐츠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다. 많이 구독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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