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친인척, 서류 꼴찌에서 최종 합격

대한적십자사 채용 과정에서 직원이 조카의 면접관으로 참여해 최고점을 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채용 과정에서 직원이 조카의 면접관으로 참여해 최고점을 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대한적십자사가 부정채용 논란에 휘말렸다. 공채 과정에서 직원이 조카의 면접 심사위원장을 맡아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대한적십자사 국정감사에서 부정 채용 사례를 공개했다. 2011년 대한적십자사 공채에서 석연치 않는 합격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최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대한적십자사 공채에서 지원자 김모 씨는 자신의 외삼촌 이모 씨가 사무처장으로 있던 경남지사에 지원했다. 김씨는 6명이 통과하는 서류심사에서 꼴찌인 6등을 했다. 서류심사 통과자 중 자격증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김씨 뿐이었다.

이후 실시된 1차 면접에서 외삼촌 이씨가 면접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외삼촌 이씨는 조카에게 최고점(25점)에서 1점 모자란 24점을 줬다. 다른 심사위원 중 김씨에게 24점 이상을 준 심사위원은 없었다. 조카 이씨는 본사에서 열린 2차 면접에서 3등을 해 탈락했지만, 2등으로 합격했던 사람이 입사를 포기하면서 결국 최종합격했다.  

최 의원은 “해당 면접에서 조카 김씨는 2등으로 면접을 통과했다”며 “1등 121점, 공동 2등 115점, 4등 114점, 5등 113점으로 2~5등의 점수가 단 2점밖에 차이나지 않았던 상황에서, 외삼촌 이씨가 준 높은 점수가 합격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채용과정을 주도하는 사무처장이었던 외삼촌이 응시자 김씨에게 어떤 특혜를 주었는지 명확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복지부의 감사 부실에 대한 지적도 내왔다. 최 의원은 “올해 초 복지부 감사관실은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채용실태 특별점검을 했는데, 친인척 관계 근무현황만 확인해도 눈에 띄는 사례임에도 불구하고 채용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조카의 면접을 삼촌이 주관하는 과정에서 이를 견제하는 어떠한 제도적 절차가 없는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 8월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와 혈액원 직원들이 채용 과정에서 점수 조작에 관여한 혐의가 드러나 검찰에 고발된 바 있다. 또 다시 내부에서 부정 채용 구설이 불거지면서 기관 신뢰도에 타격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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