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장 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가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신사옥 이전 기념행사에서 고사를 지내고 있다. / 뉴시스
지난해 7월 장 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가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신사옥 이전 기념행사에서 고사를 지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프랑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위스키 업체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삼중고에 시름하고 있다. 노사 갈등을 불러온 한 임원의 갑질 논란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 사업의 양축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의 수익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영업 정지 기간에 영업행위를 한 혐의로 인해 임페리얼은 영업등록 취소라는 대형 악재 가능성까지 떠안은 채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 갑질 임원 두둔한 장 투불 대표 국감서 ‘진땀’

위스키 명가 페르노리카의 한국법인이 수세에 몰렸다. 영업담당 A임원이 직원들에게 폭언과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내부 폭로에도 당사자를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취해 입방아에 올랐던 장 투불 대표가 결국 국감장에 서게 됐다. 지난 19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대에 선 장 투불 대표는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다 진땀을 빼야했다.

“노조는 방해되는 존재”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느냐는 의원의 물음에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고 답한 장 투불 대표는 끈질긴 질의가 이어진 뒤에서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폭언과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임원을 옹호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욕설은 불법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음을 수긍했다.

2년 전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수장을 맡으며 회사를 재도약시키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낸 장 투불 대표는 불미스런 일로 한국 국감장에 서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노조 명의로 내부 고발이 나온 지 4개월이 넘었지만, 장 투불 대표가 A임원에 인사상 조치를 취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 홍보 에이전시도 해당 내용을 파악하기 위한 본사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실적 곤두박질 임페리얼, 영업취소 위기

페르노리카코리아를 곤혹스럽게 하는 건 갑질 논란 뿐 만이 아니다. 양대 한국법인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의 사정도 온전치 못하다. 자칫 영업등록이 취소되는 치명타를 안을 수도 있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다. 지난 3월 이물질(유리조각) 검출로 영업정지를 받은 첫날 임페리얼 수입신고서를 제출하는 등 영업을 한 사실이 식약처에 뒤늦게 적발돼 관련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

현재 관련 내용은 용인동부경찰서에 고발돼 조사 중이다. 22일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위생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을 내리기에 앞서 수사 기관을 통해 정확한 위법 여부를 확인하고자 고발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를 통해 페르노리카의 고의성이 드러난다면 영업등록 취소 결정이 내려질 것이란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영업등록이 취소되면 6개월 안에 재등록 할 수 없다.

영업등록 취소는 실적 악화에 빠진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에게 청천벽력과도 같다. 이달 공시된 지난해(2017년 7월~2018년 6월)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3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영업이익도 악화됐다. 전년 대비 69% 감소한 49억원의 영업흑자를 내는데 그쳤다. 매출액은 악화일로다. 지난 2010년 이후 7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0년 2,268억원에 달했던 연매출은 지난해 820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는 임페리얼 매출 하락을 멈추고 제2의 도약을 만들어 내겠다던 장 투불 대표의 청사진과는 다른 정반대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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