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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K매직 vs 중소기업, ‘얼음정수기 단종 사태’ 법정공방
2018. 10. 23 by 최수진 기자 jinny0618@gmail.com
SK매직이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SK매직의 얼음정수기 제품을 위탁 생산했던 중소기업 ‘케어스워터는 SK매직 측이 일방적으로 단종 결정을 내리는 등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주장이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SK매직이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SK매직의 얼음정수기 제품을 위탁 생산했던 중소기업 ‘케어스워터는 SK매직 측이 일방적으로 단종 결정을 내리는 등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주장이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SK매직이 ‘얼음정수기 단종’ 문제를 두고 중소기업과 법정공방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SK매직은 ‘품질 문제에 따라 부득이하게 얼음정수기 생산 보류를 결정했다’는 주장으로, OEM 계약을 맺은 중소기업 ‘케어스워터’ 측의 문제로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한 상태다. 반면 케어스워터 측은 SK매직이 근거 없이 제품을 단종시키는 등 대기업의 일방적인 갑질 횡포에 당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사의 대립은 매우 첨예하다. 이들의 공방전은 2년간 계속되고 있으며, 지난 8월 법정 다툼으로 번진 상태다.  

◇ 쟁점 1. 제품 대신 부품만 생산하라는 ‘이행약정서’… ‘강제’인가, 아닌가

대기업 ‘SK매직’과 중소기업 ‘케어스워터’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15년 4월 9일부터다. 케어스워터가 SK매직의 얼음정수기 제품(제품명:WPU-3100C)을 위탁생산하게 되면서 이들의 갑을 관계가 형성됐다. 물론 SK매직이 ‘갑’, 케어스워터는 ‘을’이었다. 

당시 양사는 계약 유효기간(1년) 만료 한 달 전까지 서면 통보가 없을 경우 1년간의 자동 연장된다는 내용이 담긴 OEM 거래기본계약서를 체결했다. 

케어스워터는 이후 매달 신제품 납품과 관련 부품의 공급을 차질 없이 시행했다. 이 관계는 2016년 8월까지 약 1년4개월간 유지됐다. 계약의 유효기간은 1년이었지만 1년이 지나서도 이들에게는 어떠한 분쟁도 일어나지 않았다. ‘자동 연장’ 조건이 계약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긴 것은 2016년 8월부터다. 계약이 자동 연장된 시점(2016년 4월)에서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다. SK매직이 매월 케어스워터에 발행하던 어음(대금) 지급을 어떠한 설명도 없이 보류하고 ‘거래기본계약 이행약정서(이하 이행약정서)’를 내민 것. 기존 계약 내용 가운데 ‘신제품 생산’을 제외한다는 것이 이행약정서의 핵심으로, ‘케어스워터는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앞서 생산된 제품의 하자에 대해서만 A/S 부품을 공급하라’는 내용이다. 

SK매직과 케어스워터는 지난 2015년 첫 계약 이후 2016년 9월 ’거래기본계약 이행약정서’를 체결했다. 문제는 ‘신제품 생산’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는 점이다. 케어스워터는 이 과정에서 SK매직이 일방적으로 단종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해당 이행약정서가 그 근거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OEM 거래기본계약서(왼쪽)와 이행약정서. /시사위크
SK매직과 케어스워터는 지난 2015년 첫 계약 이후 2016년 9월 ’거래기본계약 이행약정서’를 체결했다. 문제는 ‘신제품 생산’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는 점이다. 케어스워터는 이 과정에서 SK매직이 일방적으로 단종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해당 이행약정서가 그 근거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OEM 거래기본계약서(왼쪽)와 이행약정서. /시사위크

공교롭게도 당시 케이스워터는 SK매직으로부터 제때 받지 못한 2016년 7월분의 어음 규모가 3억2,460만원에 달했다. 이 때문에 케어스워터 박창우 대표는 SK매직이 대금을 빌미로 이행 약정을 강제했다고 보고 있다.

박 대표는 “SK매직은 마땅히 지급해야 할 돈을 주지 않고 이행약정서를 내밀었다”며 “OEM 계약 당시 품질계약서, 개별계약서 등 모든 안전장치가 있어 추가 계약을 체결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인연을 맺은 협력업체도 많고 당장 직원들 월급도 줘야하는 상황에서 3억3,000여만원은 큰 돈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지가 없었다. SK매직은 대금을 빌미 삼아 이행약정서 체결을 강제한 셈”이라고 호소했다. 밀린 대금을 못받을 것이 두려워 이행약정서를 단호하게 거절할 수 없었고, 때문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는 것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SK매직은 이행약정서 체결 이후 밀린 대금을 △9월 30일 △10월 14일 △10월25일 △12월 15일 등 4차례에 걸쳐 입금 했다.  

반면 SK매직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K매직 관계자는 “(대금을 빌미로 이행약정서 체결을 강제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이행약정서는 상호 동의 하에 체결된 것이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강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어음 역시 60일 이내에만 지급하면 문제가 없다. 10일, 20일 늦는 것은 발생할 수 있는 변수다. 최종적으로 대금 지급을 모두 완료했고, 기간 내에 지급하지 못한 금액에 대해서는 기존 대금에 지연이자까지 지급해 충분한 보상을 했다”고 설명했다. 

◇ 쟁점 2. 케어스워터 “일방적 단종” vs SK매직 “생산 보류”

이는 단종 논란으로 이어진다. 어떠한 설명이나 합의 없이 SK매직 측이 일방적으로 얼음정수기를 단종시켰고, 이로 인해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 케어스워터의 주장이다. 케어스워터는 얼음정수기 신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A/S 부품에 대해서만 납품하라는 SK매직과의 ‘이행약정서’가 제품 단종의 근거라고 했다. 

기존 계약 내용 가운데 ‘신제품 생산’을 제외한다는 것이 이행약정서의 핵심이다. 케어스워터는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앞서 생산된 제품의 하자에 대해서만 A/S 부품을 공급하라는 내용이다. /시사위크
기존 계약 내용 가운데 ‘신제품 생산’을 제외한다는 것이 이행약정서의 핵심이다. 케어스워터는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앞서 생산된 제품의 하자에 대해서만 A/S 부품을 공급하라는 내용이다. /시사위크

특히 이행약정서 체결 직전, SK매직이 과다한 무상 A/S자재를 요구한 것도 석연치 않다는 게 박 대표의 주장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문제없이 납품을 이어오던 시기, SK매직이 케어스워터에 요청해 온 A/S자재는 월평균 70개 수준이다. SK매직은 1년간 총 65개 품목 845개의 공급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런데, 2016년 8월 한달간 SK매직이 케어스워터에 요청한 A/S 자재는 2,657개다. 평균치의 38배에 달하는 수준을 갑작스럽게 주문한 셈이다. 그리고 며칠 뒤인 9월 4일 SK매직은 이행약정서를 내밀었다.  

박창우 대표는 “갑작스럽게 단종하면 우리(케어스워터)가 부품을 안 줄 것 같으니 단종을 결정하고도 숨긴 것”이라며 “그러면서 추후 마찰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부품을 확보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SK매직의 일방적인 단종 결정으로 우리는 부도 위기까지 갔다. 부품 협력업체로부터 신뢰가 무너졌고, 그들 역시 타격을 입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SK매직은 모든 과실이 케어스워터에 있다는 입장이다. 심각한 품질 문제로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품질 문제가 있는 얼음정수기를 계속 생산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판단에서 결정됐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당시의 결정은 단종이 아닌 ‘생산 보류’로, 품질 개선 후 재런칭을 준비하려고 했으나 케어스워터 측의 품질 개선 의지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SK매직은 “케어스워터의 얼음정수기는 심각한 품질 불량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며 “환불율 30%, A/S율 80%에 달했다. 소비자 피해가 심각하다고 판단, 근본적인 품질 문제가 개선될 때까지 생산을 보류하기로 양사가 합의한 것이다. 부품 요청 역시 늘어나는 A/S 건수에 맞추려면 이에 비례하는 부품 자재를 요청해야 했다. 결국 소비자가 보는 것은 ‘SK매직’의 로고를 붙인 얼음정수기”라고 해명했다. 

◇ 쟁점 3. 갑자기 나타난 ‘미수금’… 2억원의 진실공방

최근 SK매직은 새로운 주장을 제기했다. 이행약정서 작성 당시 케어스워터 측의 미수금 2억원을 변제해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케어스워터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OEM 계약 당시 미수금이 남을 수 없도록 SK매직이 대금 지급 조항을 추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시사위크
최근 SK매직은 새로운 주장을 제기했다. 이행약정서 작성 당시 케어스워터 측의 미수금 2억원을 변제해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케어스워터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OEM 계약 당시 미수금이 남을 수 없도록 SK매직이 대금 지급 조항을 추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시사위크

양사의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SK매직 측은 새로운 주장을 제기했다. 이행약정서 체결 당시 SK매직이 케어스워터가 가진 2억원의 미수금을 변제해줬다는 것이다. 케어스워터가 부담해야 했던 제품 설치회수비 및 A/S 비용이라는 게 SK매직 측 설명이다.  

SK매직은 “생산을 보류하는 만큼 케어스워터의 상황을 배려해줬다”고 말했다. 불량률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케어스워터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썼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변제를 결정했다는 주장이다. SK매직은 “변제 시점에 케어스워터 역시 여러번 감사의 뜻을 표했다”며 “변제 사실을 모르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매달 케어스워터가 SK매직에 지불해야 하는 것들을 받지 않았고, 이행약정서 작성 시점에 누적된 금액이 2억원에 달한다.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야말로 그들의 갑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케어스워터 측은 최근에야 ‘변제’에 대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변제’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도 않았고, 케어스워터가 SK매직에 남긴 미수금 역시 없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금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2016년 8월 19일 이후 SK매직과의 모든 대화는 녹취를 했기 때문에 SK매직의 주장을 문제없이 반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창우 대표는 “OEM 계약이 시작된 2015년 4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책정된 세금계산서만 봐도 알 것”이라며 “SK매직은 우리가 SK매직으로부터 매달 받아야하는 대금에서 자신들이 처리한 비용을 모두 공제하고 지급했다. 미수금이 있었다는 것은 억지주장이다. 설령 미수금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SK매직 측은 그 즉시 단 1원도 남기지 않고 모두 공제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2016년 8월 시작된 양사의 분쟁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2년이 넘도록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최근 소송까지 시작됐다. 지난 8월 9일, SK매직이 케어스워터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서다. 케어스워터와의 계약서에 의거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청구하기 위해서다. 더 이상의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SK매직과 케이스워터의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케어스워터 역시 불공정거래 등 SK매직의 갑질을 주장하며 공정위에 제소한 상태다. 앞서 공정위는 해당 사안에 대해 무혐의로 판단했으나, 케어스워터 측은 추가로 확보된 자료를 보강해 다시 제소했다. 양사 모두 서로가 ‘갑질’을 했다고 주장하는 상황. 과연 법원과 감독당국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이들의 진실공방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