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복 '아날도바시니', '예쎄'를 전개하는 의류기업 아마넥스가 법정관리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온전히 경영 정상화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 아마넥스
여성복 '아날도바시니', '예쎄' 브랜드로 잘 알려진 의류기업 아마넥스가 법정관리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온전히 경영 정상화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 아마넥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여성의류 전문기업 아마넥스가 경영정상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법정관리를 1년 9개월 만에 조기 졸업한 저력을 바탕으로 흑자 전환에 한 발짝 더 다가서고 있다. 하지만 회사를 기업회생절차로 몰았던 재무 구조는 여전히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어 아마넥스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 기업회생절차 종결 2년, 아득한 경영 정상화

지난 2016년 법정관리 신청 후 비교적 짧은 시간에 기업회생절차를 종료한 패션 중견기업 아마넥스. 1년 9개월간 기업 정상화에 전사적 노력을 쏟아 부은 끝에 필드로 복귀하며 업계를 놀라게 한 아마넥스가 여전히 법정관리의 흔적을 말끔히 지우지 못한 모양새다.

법정관리 졸업증을 받아든지 어느덧 2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경영 정상화의 문턱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이달 공시된 2017 회계연도(2017년 7월~2018년 6월)의 매출 총액은 3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는 아마넥스가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2014년 당해 매출(408억)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다.

하지만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다는 건 위안거리다. 영업손실 규모가 대폭 줄어들면서 흑자 실현을 목전에 두고 있다. 2014년 245억원에 육박했던 적자금액은 법정관리 딱지를 뗄 당시 마이너스 13억원까지 감소했다. 나아가 지난해 아마넥스는 영업적자 규모를 6억원으로 좁혔는데, 최근 추세로 미뤄봤을 때 1~2년 안으로 흑자 전환의 기쁨을 맛 볼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럼에도 아마넥스가 안도할 수 없는 이유는 재무 상태에 있다. 회사를 법정관리의 수렁에 몰아 넣는데 일조했던 자본잠식에서 탈출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아마넥스의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 68억원을 기록, 전년 보다 더 깊은 자본잠식의 늪에 빠지고 있다. 아마넥스가 자본금 관리에 실패하면서 급증한 부채 등으로 인해 법원의 관리 아래로 들어간 사실을 상기해 보면 결코 단순하게 넘길 수 없는 사안이다.

형지최병오 회장의 아우, 노티카 뼈아픈 실책

아마넥스는 의류업계 큰 손인 형지그룹의 아우 기업으로도 업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바로 아마넥스를 이끄는 최병구 회장이 형지 최병오 회장의 동생이라서다. 형 최병오 회장이 형지를 패션계의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반면, 동생 최병구 회장은 아마넥스의 현주소가 말해주듯 다소 미진한 경영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매출 600억 고점을 찍으며 승승장구하던 아마넥스가 고꾸라진 건 ‘노티카’의 실패가 컸다. 2012년 아마넥스는 미국의 캐주얼 브랜드인 노티카를 들여왔지만 기대와 달리 판매가 신통치 않았다. 회사명을 ‘아마조네스’(여전사로만 이루어진 전설의 부족)의 약자로 삼았을 정도로 여성의류 전문기업을 표방해 온 아마넥스에게 노티카 런칭은 큰 모험이었다.

이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2000년대 초에 국내에서 유행한 노티카를 10년이나 지나서야 들여온 최 회장의 판단 착오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설상가상 미국 VF 본사와 라이센스 분쟁까지 휘말린 아마넥스는 유무형의 손실만을 남긴 채 2년 만에 노티카를 접었다.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서인지 현재 아마넥스는 여성복 ‘아날도바시니’와 ‘예쎄’ 두 브랜드에만 주력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