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현빈이 다시 한 번 새로운 얼굴로 돌아왔다. 영화 ‘창궐’(감독 김성훈)을 통해서다. /NEW 제공
배우 현빈이 다시 한 번 새로운 얼굴로 돌아왔다. 영화 ‘창궐’(감독 김성훈)을 통해서다. /NEW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현빈이 다시 한 번 새로운 얼굴로 돌아왔다. 영화 ‘창궐’(감독 김성훈)을 통해서다. 지난 9월 개봉한 영화 ‘협상’(감독 이종석)에서 데뷔 이래 처음으로 악역을 소화한 그는 ‘창궐’에서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액션 히어로로 분해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현빈의 ‘열일’이 반갑다.

‘창궐’은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닌 야귀(夜鬼)가 창궐한 세상, 위기의 조선으로 돌아온 왕자 이청과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절대악 김자준의 혈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지난 25일 개봉해 5일째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창궐’은 거대한 스케일의 액션신과 리얼하게 구현된 야귀떼의 모습 등 170억이라는 제작비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볼거리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극중 현빈은 위기의 조선에 돌아온 왕자 이청 역을 맡아 인물의 변화되는 감정을 깊이 있게 그려낸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액션 연기도 호평을 받고 있다. 검술을 앞세워 영화 후반부 펼쳐지는 현빈의 독무대는 ‘창궐’의 가장 눈에 띄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데뷔 16년 차를 맞은 현빈은 긴 공백기 없이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지만, 여러 작품을 한꺼번에 소화하는 ‘다작 배우’는 아니다. 그러나 올해는 새로운 ‘충무로 소배우(소처럼 일하는 배우)’에 등극했다. ‘창궐’에 앞서 개봉한 영화 ‘협상’으로 관객과 만났고, 오는 11월 방송 예정인 케이블채널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

올 하반기 데뷔 이래 가장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현빈은 ‘창궐’ 개봉에 앞서 <시사위크>와 만나 “관객들이 지겨워할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협상’에 이어 ‘창궐’까지 연달아 작품을 내놨다. 부담은 없나.
“요즘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내 일이긴 하니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내 작품 보는 분들은 내가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작품을 보지 않는) 분들에게는 내 모습이 계속 보이는 게 지겨울 수도 있을 것 같다. 개봉 시기를 내가 잡을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이렇게 될 줄 몰랐지만 요즘 그런 고민이 있다. 그래도 ‘협상’과 ‘창궐’ 앞으로 방영될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소재나 캐릭터들이 차이가 있어 다행인 것 같다.”

현빈이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NEW 제공
현빈이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NEW 제공

-드라마는 오랜만이다. 최근 스크린에서 더 활발한 활약을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장르를 나눠서 대본 보지 않는다. 계획하고 올해는 드라마, 영화 이런 기준점은 없는데 영화 시나리오들이 눈에 더 잘 들어왔던 것 같다. 그러다가 지금 찍고 있는 드라마 같은 경우는 이런 소재에 이 정도의 분량의 얘기들을 하려면 드라마가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드라마를 하고 있다. 특별한 기준이 있지는 않다.”

-김성훈 감독과 ‘공조’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이다. ‘공조’가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에 또다시 함께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궐’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끌렸다. 조선시대와 새로운 크리처가 만났을 때 주는 신선함도 있었고, 긴장감도 있었다. 청 캐릭터가 변화하면서 얘기를 할 수 있는 것도 매력 있었다. 김성훈 감독과 ‘공조’ 찍고 나서 다른 두 작품을 하고 만났는데, 해봤던 감독과 다시 작업한다는 것은 장점이 더 많은 것 같다. 서로에 대해 오랜 기간 알아가는 시간이 있었다. 또 감독 입장에서는 이 배우가 어떻게 연기를 하고,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지를 발견한 것이 있을 것이고, 반대로 배우는 나에 대해 많이 아는 감독이기 때문에 좋은 점이 많다. ‘공조’, ‘창궐’ 모두 오락영화다. 유쾌하고 밝은 김성훈 감독 성향과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청이라는 캐릭터를 어떤 인물로 생각했고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나.
“청은 왕위에 대한 욕심이 있거나 나라 안위에 대한 걱정을 하는 인물이 아닌 살고 싶은 대로 편하게 사는 사람이었다. 조선보다 청나라가 좋다고 하고 누군가를 (청나라로) 데려가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의도하지 않은 상황들을 만나고, 조선 땅을 밟게 되고 그렇지만 언제라도 다시 청나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떤 상황들을 맞닥뜨리고 점점 바뀌어나간다. 어떤 계기로 확 돌변하기보다 서서히 스며들기를 바랐다. 세자로 태어난 숙명 같은 것에 자기 위치의 책임감이 더해진 모습 그리고 지금보다 나은 조선이길 바라는 희망적인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다.”

-청의 전사는 어떻게 해석했나. 망나니 같은 삶을 살지만, 다시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면 태생부터 비뚤어진 사람은 아닌 것 같았는데.
“나라에 대한 것과 아버지의 모습, 궁궐 안의 생활들이 어린 나이에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 그 나이대가 되면 청개구리 심보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청나라에 갔을 때 어려움도 있었겠지만, 학수(정만수 분)와 함께 지내면서 자기 마음대로 다 하고, 커가면서 대장부 호칭까지 받고 하면서 더 자유롭게 살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갇혀있는 것보다 밖에 나가서 놀고, 모든 것들을 즐기고 좋아했던 인물.”

-‘공조’를 좋아했던 팬들은 현빈의 액션을 기대하고 있을 것 같다. ‘공조’와 비교했을 때 ‘창궐’의 액션은 무엇이 다른가.
“콘셉트 자체가 다르다. 무기도 다르다. 그런데 그걸 떠나서 ‘공조’에서는 누군가를 죽이는 액션을 했다면, 이번 ‘창궐’에서는 본인과 주변 사람을 지키기 위한 액션을 했다. 그런 면에서 완전히 다른 부분이다. 또 한복을 입고 검술을 하면 도포가 휘날릴 때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액션이라고 했는데, 그래서 더 힘들었을 것 같다.
“힘들더라. 나 하나도 가누기 힘든데, 누군가를 챙겨야 해서. 그러나 청이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간 것이기 때문에 열심히 찍었다. 날씨도 정말 추웠다. 열이 났다가 식으면 부상 위험도 있다. 야귀떼들과 싸우는 것도 쉽지 않았다. 거리를 잘못 맞추면 (야귀 역을 소화한 배우들이) 바로 다친다. 계속 반복을 하면서 서로 익숙해지고 잘 알다 보니 나중에는 합을 맞추는데 속도가 붙었다.”

현빈이 ‘창궐’을 소화한 소감을 밝혔다. /NEW 제공
현빈이 ‘창궐’을 소화한 소감을 밝혔다. /NEW 제공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인정전 장면이 기억난다. 거의 마지막에 찍었던 것 같은데 속도가 엄청 빨랐다. 합도 한 번 보면 외워질 정도로 서로 많이 익숙해졌다. 멋있게 잘 찍힌 것 같다. 지붕 위 액션도 기억난다. 실제 기와 위에서 찍은 거라서 기울어진 상태에서 촬영했다. 미끄러져 내려가기도 하고 발목이 돌아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 힘들었지만, 잘 나온 것 같다.”

-뒤늦게 액션 스타가 됐다. 체력적으로 힘들 법도 한데, 액션물을 또 할 계획인가.
“다른 거 있으면 또 할 것 같다. 아직은 몸이 괜찮다. 한참 더 할 수 있다.”

-액션 장르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나.
“일단 되게 힘들다. 준비과정부터 쉽지 않다. 무언가 하나를 익히고 자연스럽게 보여드린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인데 그래도 하고 나면 성취감이 있는 것 같다. 액션은 앞뒤 상황을 안 보고 그 장면만 보더라도 볼거리가 만들어져있는데, 그런 점들이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매력 있는 것 같다.”

-‘창궐’만의 흥행 요소가 있다면.
“흥행 요소 많다. 액션도 다르게 찍혔다고 생각한다. 내가 내 입으로 이런 얘기 하기 창피하지만, 홍보니까 하겠다. 김성훈 감독과 이제 서로 잘 아는 점들이 생겼고 더 욕심내고 싶은 지점들이 있었던 것 같다. (김성훈 감독이)내 성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보니 액션 면에서 조금 더 화려하게 힘을 줘서 표현했다. 그런 부분이 잘 나온 것 같고, 생각했던 것보다 스케일도 더 컸다. 음악도 굉장히 좋고, 캐릭터들도 다 개성이 강해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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