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총리, 박원순 시장, 이재명 지사, 유시민 이사장, 김경수 지사, 김부겸 장관(왼쪽부터 시계방향 순)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총리, 박원순 시장, 이재명 지사, 유시민 이사장, 김경수 지사, 김부겸 장관(왼쪽부터 시계방향 순)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리얼미터가 tbs의뢰로 실시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55.5를 기록했다. 지난주 대비 3.2% 포인트 낮아진 수치로, 하락폭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구심점이 없는 야권과 달리, 여권 내 차기주자들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첫 손가락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꼽힌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서 부처 간 업무조정을 원활하게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국회 대정부 질문을 통해 특유의 언변으로 야권의 공세를 차단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 이낙연 총리, 문재인 대통령 후광으로 훨훨

이는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리얼미터가 실시한 9월 범진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 총리는 14.6%의 지지를 받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입장에서는 정부정책의 연속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이 총리 카드가 나쁘지 않다.

실제 청와대도 이 총리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1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총리는 7월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총리공관에서 당정청 회의를 주재하고 주요 현안을 논의해왔다. 이 회의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이해찬 민주당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등 당정청의 최고 수뇌부들이 참석했다. 이밖에도 이 총리는 해외순방 등 ‘실세총리’로서 활동폭을 넓혀가고 있다.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펼쳤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 /뉴시스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펼쳤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 /뉴시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이번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민주당 대선주자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이른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정국에서 주요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캠프 대변인을 맡는 등 핵심 측근이었다는 점이 각인되면서 문 대통령 지지층의 비호를 받았다.

특히 민주당 간판을 달고 경남도지사에 당선된 최초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큰 선거에서는 결국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던 정치권 안팎의 우려를 완전히 해소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은 “프레임을 잘못 잡고 무리하게 드루킹 사건을 밀어붙이다가 민주당에 대선주자만 하나 더 키워준 꼴”이라며 한탄을 했었다.

◇ 박원순·이재명·김부겸도 건재

임종석 비서실장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주목 받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최근 임 실장이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현장시찰에 나서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자기정치를 한다”고 지적해 논란이 일었었다. 이는 반대로 해석하면, 임 실장이 차기 대권주자로서 야권의 견제대상이 됐다는 의미기도 하다.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과 경쟁했던 잠룡들도 안희정 전 지사를 제외하면 건재한 상황이다. 최초 3선 서울시장의 위업을 달성한 박원순 시장과 안정행정부 장관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부겸 장관이 대표적이다. 각종 스캔들 논란에 휩싸여 있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여전히 유효한 카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 안팎에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물론 유시민 이사장은 정무직 공직자나 출마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하지만 특별한 ‘계기’나 환경이 마련된다면 얼마든지 정계복귀가 가능하다는 게 정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해찬 대표가 이사장직에 적극 추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정통성을 잇는 인물, 정권과 거리가 있는 당내 인사, 나아가 재야까지 두루 대선후보감들이 포진해 있는 상황”이라며 “정치적 변화에 따라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게끔 다양한 후보들이 있다는 것은 당의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20년 집권’을 말한 이해찬 대표가 꽃놀이패를 쥔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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