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혁신'을 둘러싸고 비상대책위원회와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갈팡질팡 하는 분위기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의 '혁신'을 둘러싸고 비상대책위원회와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갈팡질팡 하는 분위기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혁신’을 두고 자유한국당이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다. 비상대책위원회와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인적쇄신 범위와 방향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내면서다.

최근 비대위는 당협위원장 당무감사 결과에서 하위 20% 성적 인원에 대해서는 컷오프 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이에 대해 조강특위 외부위원인 전원책 변호사는 ‘비대위의 의견’이라고 일축한 뒤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비대위 방침에 조강특위가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여성·청년 우대’라는 당협위원장 교체 기준을 두고도 비대위와 조강특위는 서로 다른 입장이다. 비대위가 당초 제시한 당협위원장 교체 기준에 ‘여성·청년 우대’가 포함된 데 대해 전 변호사는 “그것은 포퓰리즘 정치에 불과하다”면서 ‘국가 의무 완수 여부’라는 새 기준을 밝혔다.

이외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정하는 시점에 대해서 비대위와 조강특위 간에 입장이 다르다.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두고도 비대위는 ‘내년 3월’을 예정한 데 반해, 전 변호사는 ‘내년 6~7월’이라고 주장했다.

◇ ‘갈팡질팡’ 당 혁신에 반발한 중진

비대위와 조강특위가 당 혁신 방향에 대해 갈팡질팡하자 소속 의원들은 즉각 우려를 표출했다. 친박계(친박근혜계) 중진인 정우택·유기준 의원은 6일 비대위에 빠른 시일 내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새 지도부 선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강특위가 추진 중인 당협위원장 당무감사에 대해서도 “새 지도부가 할 일”이라며 우려했다.

정우택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의 미래’ 세미나에서 “현재 비대위가 가동되고 있지만, 전당대회에서 선출한 당대표가 (인적쇄신을 포함한 당 혁신과 관련한) 모든 것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협위원장 선출에 대해서도 다음 당 대표가 오면 다시 흔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다”고 밝혔다.

유기준 의원 역시 “지금 비대위가 할 수 있는 일은 빠른 시일 내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준비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서 “당협위원장을 교체하고 당을 정리하는 것 역시 새 지도부가 해야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당 혁신에 나선 비대위와 조강특위 행보를 정면 비판한 셈이다.

이에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6일 비대위 및 조강특위 활동 시한을 ‘내년 2월말’로 못박았다. 당 혁신을 두고 갈팡질팡하는 분위기 차단에 나선 셈이다. 그는 이날 초선의원과 조찬 회동에서 “이미 밝힌대로 2월 말에 (비대위 활동을) 끝내겠다. 조강특위 활동도 거기에 맞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