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을 놓고 악재와 호재가 반복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양산 중인 16Gb GDDR6 D램. / 삼성전자
반도체 시장을 놓고 악재와 호재가 반복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양산 중인 16Gb GDDR6 D램. / 삼성전자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올 하반기 국내 반도체 업계에 악재와 호재가 반복되고 있다. D램 가격하락으로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반면, 미중 무역 갈등의 여파가 장기적인 관점에선 호재로 떠오르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가 이달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8Gb(기가바이트) PC용 D램 메모리(DDR4)의 평균고정 거래가는 한 달 전(8.19달러)보다 10.74% 하락한 7.31달러를 기록했다.

또 스마트폰, USB저장장치 등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의 고정거래가도 지난 7월부터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며, 4GB PC용 D램 모듈의 4분기 계약가격도 직전분기 대비 10.14% 감소했다.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완화됨에 따라 판매단가의 하향 추세가 일어나는 셈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D램 가격의 하락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11~12월은 물론 내년 1분기에도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반도체 업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일 보고서를 통해 “D램 수요량을 고려하면 내년 1분기까지 가격 하락폭이 확대될 것”이라며 “2분기 이후 업계의 공급조절과 성수기 효과로 하락폭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 업계 매출성장은 정체되고, 수익성도 다소 훼손될 가능성이 고조된다”고 덧붙였다.

김경민, 이진우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SK하이닉스의 경우 분기 영업이익이 내년 1분기까지 하락하다가, 2분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분기까지 하락 후 3분기부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반도체업체들에겐 호재로 작용할 만한 일도 발생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9일 중국의 D램 업체 ‘푸젠진화반도체(JHICC)’에 대해 수출입 금지를 발표했다. 이들의 반도체 생산능력이 미국업체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결정으로 미국 기업들이 푸젠진화반도체에 기술, 장비, 재료 등을 판매하려면 미 상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푸젠진화반도체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 국유기업인 만큼, 미국의 이번 조치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현우, 서현준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에게 매우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기존 계획대로라면 중국의 YMTC, 푸젠진화, 이노트론 3개 기업이 2020년부터 일제히 NAND와 DRAM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이번 미국 정부 조치로 당분간 중국 메모리 반도체 굴기가 원천 봉쇄됐고, 시장 위협 요소 중 하나가 제거됐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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