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원에서 470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미국 중간선거가 6일(현지시각) 열린다. 사진은 2일(현지시각) 오마하에서 열린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의 모습. /뉴시스·AP
상·하원에서 470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미국 중간선거가 6일(현지시각) 열린다. 사진은 2일(현지시각) 오마하에서 열린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의 모습.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하원 435석 모두와 상원의 3분의1(35석)을 새로 채우는 미국 중간선거가 6일(현지시각) 열린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미래가 달린 선거인 것은 물론, 백악관으로서는 집권 후 처음으로 시민의 평가에 노출되는 무대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접전지역으로 유세를 다니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 역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앞세워 막바지 표심 잡기에 나섰다.

◇ 민주당의 하원 탈환·공화당의 상원 방어가 유력

거의 모든 여론조사기관들은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빼앗아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통계사이트 ‘파이브써티에잇’은 민주당이 하원 중간선거에서 승리(다수당 탈환)할 확률을 87.6%로 추산하고 있다. 이 계산법에 따르면 민주당은 80%의 확률로 공화당보다 21~59석을 더 차지하게 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민주당이 39석을 더 얻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파이브써티에잇이 ‘격전지’로 뽑은 선거구는 모두 18곳이며, 양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0%p 안쪽인 곳까지 범위를 넓히면 약 40구역 정도가 전황을 결정할 요충지로 분류된다. ‘쿡 폴리티컬 리포트’와 ‘인사이드 일렉션’ 등 전문 선거분석업체들이 공통적으로 뽑은 격전지는 펜실베이니아 1구역·버지니아 5, 7구역·미네소타 1구역·뉴멕시코 2구역 등이다.

반면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다수당의 위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새로 선출하는 상원의원 35석의 대부분이 민주당 의원들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65석 중 42석을 채우고 있는 공화당으로선 9석만 확보해도 과반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파이브써티에잇은 상원 선거구 35곳 중 18곳을 ‘확실한 민주당 우위’로, 4곳은 ‘유력한 민주당 우위’로 분류했다. 조사기관마다 추정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민주당이 46~48석을 얻어내는데 성공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격전지로 분류된 곳은 양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p 수준인 네바다와 미주리였다.

민주당이 하원을, 공화당이 상원을 나눠 가질 경우 워싱턴 정계의 권력구조는 어떻게 바뀔까. CNN은 5일(현지시각) 기사에서 이 시나리오가 “백악관에 심대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감세와 관세정책, 그리고 행정부의 스캔들에 대해 가장 크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민주당 하원의장이 막대한 발언권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공화당이 여전히 상원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탄핵’이라는 극단적인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수월하게 과반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게 되겠지만, 상원에서 공화당원 20명을 포섭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3분의 2 이상 동의 필요).

◇ 접전지역의 승패를 가를 열쇠는

공화당의 가장 큰 무기는 호황을 맞은 미국 경제다. 최근 뉴욕 증시가 수차례 폭락하며 위기론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여전히 견고하며 실업률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다. 공화당과 백악관은 이를 감세정책의 효과라고 홍보하는 중이다.

숨은 조력자도 있다. 미국은 10년마다 실시되는 인구조사를 바탕으로 선거구를 재조정하는데, 2010년 선거구 조정 당시 하원을 장악하고 있던 공화당은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고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젊은 층과 고학력 계층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반 트럼프 정서, 그리고 일반적으로 중간선거에서는 야당이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는 역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통계학자·정치 분석가인 네이트 실버는 ▲재임 중인 공화당 의원 다수가 은퇴를 선언했다는 점(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대표적), ▲선거자금 후원 대결에서 민주당이 모은 자금이 공화당의 두 배에 달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몇몇 공화당 후보자들이 스캔들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민주당이 가지는 우위로 제시한 바 있다.

뉴욕 27구역과 캘리포니아 50구역, 아이오와 4구역은 모두 공화당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선거구다. 다만 후보자들은 제각기 켕기는 구석이 있다. 스티브 킹 후보자(아이오와)가 백인우월주의 언행으로 구설수에 오르는가 하면 던컨 헌터 후보자(캘리포니아)는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한편 크리스 콜린스 후보자(뉴욕)는 지난 8월 주식 내부거래 사건으로 체포된 전력이 있다. 만약 이 세 선거구에서 민주당이 깜짝 승리를 거둔다면, 공화당 후보자들의 깨끗하지 못한 행동들이 원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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