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무부장 아버지가 내신 시험문제를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가 자퇴서를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학교 교무부장 아버지가 내신 시험문제를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가 자퇴서를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뉴시스

[시사위크=이선재 기자]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내신 시험문제를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가 자퇴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숙명여고와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쌍둥이 자매는 지난 1일 자퇴서를 제출했다. 다만 아직 자퇴 처리는 되지 않았다. 학교 측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시험 유출 의혹이 사실로 확정돼 징계처분을 받을 경우 전학이 어려워져 자퇴를 선택했을 가능성도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쌍둥이 언니는 이번 주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생은 지난달 14일 경찰의 두 번째 조사를 받을 당시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 병원에 입원 중이다.

쌍둥이 딸들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A씨는 지난 6일 구속됐다. 쌍둥이 자매는 앞서 아버지인 A씨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이란 보도가 나오자 자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씨의 자택에서 일부 과목의 시험문제 정답이 적힌 메모와 쌍둥이 동생 휴대전화에 담긴 영어시험 일부 답, A씨가 2학년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직전 시험지 보관 금고 인근에서 야근한 사실, 의혹 불거진 이후 컴퓨터 교체한 사실 등 총 18개 정황증거를 포착했다.

A씨는 경찰 조사와 영장실질심사에서 줄곧 억울함을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및 수사의 경과 등에 비춰볼 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고, 구속의 상당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쌍둥이 동생이 정답 오류가 있었던 화학시험 주관식 문제의 답을 오류가 정정되기 전인 ‘10:11’로 적은 사실도 증거에 포함됐다. ‘10:11’이라고 답을 낸 학생은 전교생 중 쌍둥이 동생이 유일했다.

경찰 수사가 좁혀오고 있는 가운데 두 자매가 시험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진 이후 치른 2학년 2학기 성적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수사에 따른 스트레스와 압박감 때문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 청원게시판(조희연의 열린교육감실)에 숙명여고에 배정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서울시교육청 청원게시판(조희연의 열린교육감실)에 숙명여고에 배정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청원게시판(조희연의 열린교육감실)에는 숙명여고에 배정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청원글이 올랐다. 청원인은 “이 사건에 대한 대법 판결이 나오기 전에는 어떤 징계도 하지 않겠다는 숙명여고의 발표와 관련해 그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면서 “사건이 규명될 때까지 숙명여고에는 지원한 학생만 배정하고 강제배정 대상 학교에서 제외시켜 주기를 청원한다”고 말했다.

해당 글은 지난 8일 오전 현재 260명이 동의했다. 다음달 4일까지 1만명 이상 동의하면 교육감은 청원에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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