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사이 가해자가 되는 '카톡피싱'을 당했음을 밝힘 (사진좌측부터) 김미려, 이국주, 김희원 / 김미려 SNS, 뉴시스, 김희원 SNS
나도 모르는 사이 가해자가 되는 '카톡피싱'을 당했음을 밝힌 (사진좌측부터) 김미려, 이국주, 김희원 / 김미려 SNS, 뉴시스, 김희원 SNS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오랜만에 지인이 건넨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안부의 문자도 편하게 받을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일명 ‘카카오톡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 심지어 김미려‧이국주‧김희원 등 스타들도 눈 깜짝할 사이에 당했다고 사고 피해를 고백해 더욱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 ‘가해자’가 되는 ‘카톡 피싱’, 왜 일어나는 걸까.

지난 7일 홍석천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개그우먼 김미려를 사칭한 사람에게 돈을 요구하는 문자가 날라 왔다고 전해 네티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는 “개그맨 김미려 카톡을 사칭해서 보이스피싱이 오네요. 스미싱이죠”라며 “이런 문자오면 꼭 본인과 통화하세요. 절대 믿지 마시구요. 미려는 둘째 임신해서 쉬고 있는데 참 어이없는 일이 계속 벌어지네요. 한심한 범죄자들한테 당하지 마세요. 여러분”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개그우먼 김미려를 사칭한 '카톡 피싱'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힌 홍석천 / 홍석천 인스타그램
개그우먼 김미려를 사칭한 '카톡 피싱'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힌 홍석천 / 홍석천 인스타그램

이와 함께 홍석천은 김미려를 사칭한 사람과 나눈 메시지를 캡처한 후 공개해 더욱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름은 물론, 프로필 사진 등 모든 것이 김미려의 카카오톡 계정과 흡사하기 때문.

이에 김미려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드디어 나도 해킹당했다”며 “간만에 홍석천 오라버니가 연락주셨다. 괜히 저 때문에 죄송해요 오라버니. 저랑 카톡 친구이신 분들 조심하세요. 전 지인들께 돈을 빌리지 않습니다”라고 전했다. 

더욱이 최근 개그우먼 이국주는 카카오톡으로 자신을 사칭한 이가 두 차례나 지인들에게 금전적인 요구를 했음을 밝히며 주의를 당부했다. 개그우먼 김희원도 같은 피해를 당했음을 알리며 “절대 속아 넘어 가지 마세요”라고 강조했다.

‘카카오톡 피싱’이란 타인이 이름과 프로필 사진 등이 흡사한 카카오톡 계정을 만들어 지인들을 상대로 돈을 갈취하는 신종 사기 수법을 말한다. 돈을 요구받은 이들은 자녀 혹은 친한 지인의 부탁으로 착각해 선뜻 금액을 건네주게 되는 것. 더욱이 100만원 이상 이체하게 될 시 보안상 30분간 인출이 불가능한 점을 노리고 100만원 이하의 적은 금액을 요구하고 있어 더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카카오톡 피싱' 피해 사례들을 토대로 재구성한 메시지 / 그래픽=이선민 기자
'카카오톡 피싱' 피해 사례들을 토대로 재구성한 메시지 /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카카오톡 피싱’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관련 피해 사례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카카오톡 피싱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 실제 8일 금융감독원 금융사기대응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카카오톡 피싱) 피해 접수가 많은 상황”이라며 “올해 상반기 기준 3,063건 접수됐으며, 피해 금액이 63억9,0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가 증가되고 있는 추세”라며 “2017년 한 해 기준 피해 건수가 1,407건, 피해금액이  58억1,000만원이다”라고 덧붙였다. 1년 사이에 피해 금액이 5억8,000만원이 증가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피해를 대처 및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카카오톡을 통해 피해를 당하다보니 많은 이들은 카카오톡 계정을 해킹당한 것은 아닌가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피싱 사기단들은 먼저 보안이 취약한 웹사이트나 네이버, 구글 등 포털 사이트 아이디를 해킹한다. 이후 계정에 연동된 주소록을 통해 지인관계를 파악 후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역시 계정에 연동된 저장소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다수의 피해자들은 피해를 당하기 전 웹사이트 해외 접속 안내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전문가들은 포털사이트 개인정보를 더욱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조금만 주의하면 되는데 너무 사람들이 쉽게 자신의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한다”며 “‘등록되지 않은 사용자 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는데도 안보고 돈을 보낸다. 요새는 ‘금전 요구를 받을 경우 주의하라’는 문구도 뜬다”고 설명했다.

이어 “‘등록하지 않은 사용자 입니다’라는 문구가 뜨면 읽어보고, 의심하고, 신고를 해야 한다. (웹사이트가 아닌) 진짜 전화번호까지 해킹을 당해서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는 웹사이트 해킹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친한 사람이어도 돈 보내달라고 하면 먼저 전화를 해보고 확인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밖에도 프로필 사진에 빨간 지구본 모양이 새겨져 있다면 해외에서 보낸 메시지이므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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