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밀폐용기 시장을 석권한 락앤락과 삼광글라스의 실적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 각 사
한때 밀폐용기 시장을 석권한 락앤락과 삼광글라스의 실적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 각 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밀폐용기 시장에 혹한기가 계속되고 있다. 한때 국내 밀폐용기 시장을 석권한 것은 물론, 베트남에서 ‘국민기업’으로 불리던 락앤락 그리고 삼광글라스가 수익성 회복에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 불안정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 등으로의 시장 다변화 전략으로 턴어라운드가 기대됐던 락앤락마저 부활의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 ‘창립 40주년’ 락앤락, 멀어진 부활의 신호탄

올해 쾌조의 끊었던 락앤락의 뒷심이 부족한 모습이다. 최근 공시된 락앤락의 잠정실적에 따르면 이 회사의 3분기 누적 매출은 3,168억원. 이는 지난해 동기(2,983억원) 대비 6.2% 가량 승상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줄면서 수익성이 나빠지는 결과를 맞이했다.

락앤락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388억원) 대비 23.5% 줄어든 297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14.2% 감소한 273억원 규모로 잠정 추산되고 있다. 매출 증액 비중 보다 수익 감소폭이 커지면서 13%에 이르렀던 영업이익률은 9%로, 11%에 달했던 당기순이익률은 9%로 축소됐다.

올해 첫 분기 실적이 공개됐을 때까지만 해도 주변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락앤락이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 등 글로벌 경영환경이 악화된 가운데서도 1분기 1,082억원의 호매출을 달성하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1분기 대비 32% 증가한 112억원을 남기면서 6년 만에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 감사의견 ‘한정’ 삼광… 실적‧주가 동반추락

최대주주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명성도 락앤락의 올해 전망을 밝게 보는 데 한 몫 했다.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너티는 국내 시장에서 한 번도 투자 손실을 낸 경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되는 물건’을 알아보는 어피너티의 선구안은 락앤락의 가치가 여전하다는 걸 입증하는 일종의 보증서와도 같았다. 여기에 유럽과 동남아로의 글로벌 시장 다변화, 음료용기와 쿡웨어로의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등 분주한 체질개선 작업도 락앤락의 앞날을 밝게 했다.

삼광글라스는 올해 흑자 전환에 실패할 전망이다.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남기며 어닝쇼크를 입은 삼광글라스는 2년 연속 적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미 지난 상반기에만 누적 영업적자가 93억원 쌓였다. 이는 17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의 두 배가 넘는 손실 규모다. 지난해 감사의견 ‘한정’ 판정을 받아 올해 내내 뒤숭숭한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실적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부 차원의 일회용품 규제가 삼광글라스에게 호재가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플라스틱 컵 등 일회용품 사용 금지 규제가 시행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주가는 여전히 저공비행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감사의견 한정 소식이 전해 진 후 주당 6만원에서 4만원 대로 추락한 주가는 최근 2만원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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