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의 지배구조개선안이 은행 이사회와 갈등으로 표류하고 있다./ DGB금융
DGB금융의 지배구조개선안이 은행 이사회와 갈등으로 표류하고 있다./ DGB금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DGB금융지주의 ‘지배구조선진화’ 방안이 대구은행 이사회와의 갈등으로 삐거덕거리고 있다. 은행장 선임 방식을 두고 지주와 은행 이사회 간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대구은행 이사회는 8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의 ‘지배구조개선안’과 관련한 내부 규정 개정을 보류시켰다. DGB금융지주는 지난달 지배구조개선안을 통과시키고, 후속 조치로 은행 규정 개정을 요구한 바 있다.

이날 은행 이사회는 이를 사실상 거부하고 지배구조개선안을 재검토해줄 것을 요구했다. 내부규정 개정 보류 사유로는 △은행장 선임을 위한 세부적 기준의 우선 확정 필요 △은행 경영 자율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지역주주·지역원로 상공인·전임 은행장·노조·내부직원 수렴의견 반영 △은행과 지주회사의 협력적 관계 구축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경영 자율성 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요구사항도 전달됐다.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와 ‘인선자문위원회’ 구성 시, 소속 위원 선정 과정에 은행측 인사도 지주사와 동수로 참여를 보장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은행장의 임원 선임권 보장, 내부출신 은행장 선임, 은행장 자격요건 완화, 조속한 은행장 선임 등도 요구했다.

지주와 은행 이사회는 그간 은행장 선임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지주가 마련한 ‘지배구조개선안’에 따르면, 그룹 차원에서 자회사의 CEO 승계 과정을 통합해 관리된다. 은행이사회는 은행의 경영 자율성이 약화되고, 지주사의 인사 권한이 과도하게 확대될 수 있다며 반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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