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관계자들이 광군제 매출액이 2,135억위안을 넘어섰음을 알리는 전광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AP
알리바바 관계자들이 광군제 매출액이 2,135억위안을 넘어섰음을 알리는 전광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세계 최고의 쇼핑할인 이벤트 ‘광군제’가 올해도 대성공을 거뒀다.

CNBC는 11일(현지시각) 알리바바가 이날 열린 광군제에서 24시간 동안 모두 2,135억위안, 미화로는 308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작년 매출액 253억달러보다 27% 늘어난 액수다. 알리바바의 자체 온라인쇼핑분석 플랫폼 GMV에 의하면 11일 오후 5시 34분경 이미 작년 매출액을 넘어서는데 성공했다.

매출액 증가율 자체는 작년(39%)보다 낮아졌다. 다만 올해 중국 경제가 국내외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성과라는 평가다. 워싱턴포스트는 11일(현지시각) 기사에서 올해 중국 온라인쇼핑업계의 여건에 대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중산층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해외 판매전망도 어두웠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최근 2018년 매출 예상을 지난 3월 발표보다 5% 하향조정한 바 있다.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에도 광군제의 대 미국 판매실적은 호조를 보였다. 국가별 판매 실적이 별도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알리바바가 11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집계한 해외직구 수입국 순위에서 미국은 작년에 이어 2위를 지켰다. 일본이 3년 연속 1위 구입국가가 됐으며 한국은 작년 5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사드 갈등을 중심으로 악화됐던 양국 갈등이 해소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상품별로는 핸드폰과 코트·스웨터 등 겨울의류 판매가 많았다. 알리바바의 조셉 차이 부회장은 1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은 중산층 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무역전쟁을 비롯한 변수들은 “경기순환적인 요소들일 뿐”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낮아진 위안화 가치도 광군제의 해외 판매에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환율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위안/달러 환율은 1달러당 6.96위안으로 작년 광군제 당시(6.64위안)보다 약 5% 높다.

한편 지난 9월 갑작스레 은퇴 계획을 발표했던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10일 저녁 열린 광군제 오프닝 이벤트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무도복을 차려입고 등장해 자신이 직접 액션 연기를 펼친 단편영화를 공개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소비자들에게 보내는 인사말을 담은 짧은 영상만을 공개했다. 내년 9월 은퇴를 앞두고 광군제에서 자신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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