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면세점 경쟁에 돌입한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3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내놨다. 사진=네이버 지도, 각 사
서울 강남에서 면세점 경쟁에 돌입한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3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내놨다. 사진=네이버 지도, 각 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현대백화점의 첫 시내면세점이 이달 문을 열면서 ‘면세점 강남시대’가 활짝 열린 가운데,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 ‘빅3’가 올해 3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사드 악몽에서 벗어난 롯데 ‘승승장구’

국내 유통사들의 한 해 농사의 결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올 한해 전체 실적을 가늠할 3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롯데(롯데쇼핑)가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반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연말 실적 개선에 주력해야 할 분위기다.

롯데쇼핑은 주요 사업의 선전 덕에 호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핵심인 백화점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롯데백화점의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3,3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2,890억원으로 같은 기간 무려 37.3%가 뛰었다. 롯데 측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지역 등 해외패션 매출이 지난해 보다 12% 늘었다”면서 “단독 브랜드 도입과 차별화MD 등 새로운 콘텐츠 매장 확대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할인점은 발목을 잡던 중국 쪽 숨통이 트이면서 적자의 고리를 끊었다. 할인점 자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1.6% 늘어난 32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중국 사업 철수 결정으로 1,060억원의 중단사업손익이 발생했다. 지난 8월 롯데쇼핑은 2,485억원에 중국 화북지역 할인점 10개와 슈퍼 11개 곳을 현지 유통사인 우마트에 매각하는 작업을 마쳤다. 그 결과 2분기까지 1,200억원에 달하던 누적 영업적자는 17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 강남에 면세 깃발 꽂은 신세계‧현대 ‘주춤’

백화점과 할인점이 하이마트와 슈퍼의 부진을 상쇄하면서 롯데쇼핑의 전체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대비 8.4% 늘어난 5,06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3조 4,224억원으로 같은 기간 2.0%증가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더욱 견고해지고 있는 동남아 시장이 향후 롯데쇼핑 전체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 한다”고 전했다.

뚜렷한 매출 신장을 실현한 신세계는 면세사업에 일격을 맞았다. 신세계의 3분기 당기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5.5% 감소한 702억원에 그쳤는데, 이는 면세업의 부진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신세계의 100% 자회사로서 면세업을 영위하고 있는 신세계DF에서 신규 출점 등 투자비용이 발생해 32억원의 영업 손실이 발생한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신세계DF는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 센트럴시티에 시내면세점을 개장하며 롯데에 맞불을 놨다.

이어 이달 무역센터 면세점을 오픈하며 ‘면세점 강남시대’의 서막을 연 현대백화점은 3분기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빅3 중 유일하게 주요 실적 지표 모두 전년 대비 하락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1조3,312억)은 보합세를 이뤘지만,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6.9%, 14%씩 감소했다. 다만 명품과 최근 주력하고 있는 리빙 상품의 판매 증가로 인해 분기 실적이 뛰었다는 건 긍정적인 대목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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