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M&A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나섰다./에이블씨엔씨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M&A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나섰다. / 에이블씨엔씨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 중인 에이블씨엔씨가 손실을 각오하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에는 ‘돼지코팩’으로 유명한 화장품업체 미팩토리 인수 소식을 밝혔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이 깊은 침체에 빠져있는 가운데 과감한 인수합병(M&A) 결정이 묘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 손실 각오한 과감한 투자… 결실 맺을까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12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실적은 안팎의 예상보다 더 부진했다.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12.1% 줄어든 73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순손실은 94억원을 기록, 이 역시 전년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이 좋을 리 없었다.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96억원, 순손실은 11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 또한 전년과 비교한 적자전환한 실적이었다. 업계의 경쟁이 심화된데다 각종 비용 지출까지 늘어나면서 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을 삼겠다는 각오로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SI를 적용한 5세대 신규 매장 오픈하고 기존 매장에 대한 리모델링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에이블씨엔씨는 실적 발표가 이뤄진 12일, 깜짝 ‘M&A’ 소식도 전했다. 화장품업체 미팩토리 인수 소식이 밝힌 것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이날 미팩토리의 지분 100%를 324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인수 대금은 현금과 신주 발행을 통해 충당된다. 인수 대금 중 228억원은 현금으로, 나머지는 에이블씨엔씨 주식(98만7,546주)과 교환해 충당하는 식이다. 
 
내달 완전 자회사로 편입될 미팩토리는 2014년 설립된 화장품업체다. ‘3단 돼지코팩’이 인기를 끌며 SNS에서 화제를 일으켰다. 코팩 제품은 올여름까지 2,000만 장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이 회사는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어니시’와 바디용품 브랜드 ‘바디홀릭’, 색조 전문 브랜드 ‘머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생활도감’ 등을 소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머지’는 최근 H&B 스토어 판매 확대와 수출 증가로 성장성이 기대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자사 유통 플랫폼에 미팩토리의 제품력을 더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각오다. 앞으로 미팩토리 제품은 전국 미샤 매장과 해외 매장에도 입점될 계획이다. 또 미팩토리 브랜드의 중국 및 동남아시아 시장 확장도 추진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이같은 투자에 대해 시장 변화에 발맞춘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화장품 시장은 로드숍에서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H&B 스토어는 다양한 브랜드가 공존하는 숍이다.  

다만 이같은 과감한 투자가 성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칫 투자에 따른 손실폭만을 키울 수 있어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투자업계도 아직은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다. 실적 발표와 M&A 소식이 동시에 전해진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에이블씨엔씨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68% 떨어진 8,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음날인 오늘(13일)도 약세장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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