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줄어든 반면 신용대출은 늘어났다. 사진은 대출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모 시중은행의 모습. /뉴시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줄어든 반면 신용대출은 늘어났다. 사진은 대출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모 시중은행의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이번엔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났다.

금융감독원은 13일 ‘2018년 10월 중 가계대출 동향’을 발표했다.

10월 가계대출 총액은 전월 대비 10조4,000억원 늘어났다. 증가 폭이 4조4,000억원에 그쳤던 9월보다 6조원이 많다. 올해 1~9월 가계대출 규모가 전년 동기에 비해 13조5,000억원 가량 줄어들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2,000억원 줄었다. 특히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며 아파트 신규 분양이 줄어든 것을 반영해 집단대출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9월 2조1,000억원이었던 집단대출 증가폭은 10월에는 1조1,000억원에 그쳤다.

반면 지난 달 7,000억원에 불과했던 신용대출 증가 규모는 2조2,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 개별 월 기준 최고 신용대출 증가폭이다. 금융위원회는 “은행권에서 10월 31일 시행된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두고 대출을 먼저 받아놓으려는 쏠림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을 겨냥한 규제정책이 신용대출 수요를 늘리는 ‘풍선효과’를 낳았다는 뜻이다.

금융위원회는 이 외에도 ▲추석연휴 및 가을철 이사수요 등의 계절 요인과 ▲9월 추석상여금 지급에 따른 기저효과, 그리고 ▲8~9월 중 확대됐던 주택매매거래에 따른 잔금실행 등을 가계대출이 늘어난 원인으로 제시했다. 올해 7월 1만1,200건이었던 서울 주택매매거래량은 8월 1만2,900건, 9월 1만9,000건으로 늘어났다. 주택매매 잔금대출의 경우 일반적으로 거래 후 2개월 이내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18년 1~10월 증가규모는 15~17년 동기간 중 최저 수준이다”며 “가계부채 안정화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금융위원회는 11월 중 금융권 가계대출관리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대출행태가 특이한 금융회사들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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