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위원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국회 인근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당 인적쇄신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위원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국회 인근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당 인적쇄신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전원책 변호사가 ‘폭로’를 포기했다. 전 변호사는 14일 예고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 인적쇄신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한편, 전당대회를 내년 2월말 이후로 미룰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전 변호사는 지난 9일,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위원에서 해촉된 이후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와 갈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당 인적쇄신을 두고 조강특위가 전권을 갖는 부분에 대해 전 변호사와 김 비대위원장간 공방전도 있었다.

그럼에도 전 변호사는 이날 국회 인근의 한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 비대위원장과의 갈등문제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그동안 있었던 여러 일들을 드러내고 싶지 않고, 혁신을 거부하는 당에 아무런 미련이 없기 때문이란 게 그 이유다. 그는 이날 조강특위 외부위원 해촉과 관련한 ‘폭로성 질의’ 역시 사양했다.

그러면서 각종 갈등설을 묻는 질문에 “진실은 하나고, 그 진실은 제가 언젠가 말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김 비대위원장과 갈등설을 염두에 둔 듯 “지금 김 비대위원장도 얼마나 어렵겠냐. 서로 이해해야지”라며 “‘나는 정말 깨끗하고 잘났고, 너는 나쁘다’는 식으로 말하면 제 얼굴에 침 뱉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보수궤멸 막아라"

전원책 변호사가 ‘폭로성 질의’를 사양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한국당 비대위는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실상 ‘역할’이 실종된 상태다. 일찌감치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둔 중진 의원들이 비대위를 겨냥해 '조기 전당대회 개최 후 김병준 비대위원장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또 전 변호사가 ‘자연인’으로서 한국당에 끼칠 영향력도 전무한 상태다. 이 때문에 전 변호사가 비대위와 겪은 갈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해 봤자 개선될 가능성이 없을 뿐 아니라 보수진영의 분열만 초래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그가 “미완의 보수재건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라며 “보수궤멸을 막기 위해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 보수를 다시 세우자”고 밝힌 대목에서 전 변호사의 의중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전 변호사는 한국당 인적쇄신과 관련해 따끔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그는 “적어도 절반은 물갈이 해야한다”며 “지금까지 보스 흉내를 냈던 분들에게 감히 말한다. 여러분이 자중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보수의 미래가 없고, 대한민국 미래도 없다”고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 변호사는 “내년 2월 말 전당대회를 치르게 하려면 다음달 15일까지 (전국 253개) 당협위원장 가운데 물러나야 할 분들은 물러나게 해야한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예정된 전당대회를 미룰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장황하게 설명한 뒤 기자회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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