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동대문 쇼핑몰 친교행사에 따라 나선 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다. /뉴시스
지난 9월 동대문 쇼핑몰 친교행사에 따라 나선 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한-아세안 30주년을 기념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내년 말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했고, 아세안 정상들이 “절대적인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성사됐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안은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의 핵심 목표 중 하나였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내년도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하고, 신남방정책 이행을 보다 가속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에서의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했다”며 “아세안 10개국의 정상들이 모두 적극적인 지지와 절대적인 환영의 뜻을 밝히며 개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을 초대하는 방안도 이 자리에서 제시됐다. 남북관계가 다자협력 단계로 발전하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도 환영할만한 일이다. 무엇보다 아세안 국가는 북한과 수교를 맺고 있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하지만 대북제재가 유효하고, 북미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꺼내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내용이었다.

가려운 곳을 긁어준 사람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위도도 대통령은 “한국과 북한이 함께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게 되면 특별정상회의의 의미가 더 살아날 것”이라며 “이러한 노력이 가시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크게 기꺼워하며 “주목되는 제안이다. 한반도 정세가 평화를 향해 더 나아가는 분위기 속에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과 위도도 대통령은 그간 정상회담 등을 통해 돈독한 우정을 쌓은 관계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순방 당시 위도도 대통령은 중저가 쇼핑몰 ‘몰’을 방문하는 친교행사를 계획했었다. 두 사람이 커플 바틱셔츠를 착용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국내는 물론이고 인도네시아에서도 큰 화제였다. 8월 아시안게임 남북단일팀 구성에도 위도도 대통령의 도움이 컸다.

이에 지난 9월 위도도 대통령의 방한 당시 문 대통령은 정성을 다한 의전을 준비했다. 타국 정상에 대한 공식환영식을 처음으로 청와대 대정원이 아닌 창덕궁에서 개최했다. 또 동대문 쇼핑몰을 함께 방문해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위도도 대통령의 아들과 딸이 입을 옷을 각각 골라 선물하는 등 각별한 우정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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