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복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내외 M&A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뉴시스
8개월 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복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내외 M&A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신동빈 회장이 복귀한 롯데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8개월간의 총수 부재 사태를 만회하기로 작심한 듯 굵직굵직한 M&A 현안들을 속도감 있게 처리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터키 인조대리석 기업 인수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는 터키 인조대리석 기업 ‘벨렌코’ 인수를 위한 막바지 협상에 들어갔다. 인수 주체는 그룹의 화학부문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2016년 미국 화학‧건축자재 기업 액시올을 인수하려다 검찰 수사로 입찰을 포기한 게 이번 인수를 추진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수에선 화학 분야를 유통에 버금가는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지난달 롯데그룹은 신 회장 복귀에 맞춰 5년간 50조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화학에 가장 많은 40% 비중을 할당했다. 약 20조 가량의 천문학적 금액이 국내 생산 거점인 여수, 울산, 대산은 물론, 해외에서의 대규모 설비 투자에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연내로 벨렌코 인수가 마무리 된다면 롯데는 신 회장 복귀 후 4분기에만 두 건의 M&A를 성사시키게 된다. 지난달 롯데제과가 미얀마 제빵기업 ‘메이슨’을 인수(지분 80%)하며 외형 확장의 포문을 열었다. 1996년 설립된 메이슨은 현지에서 3개 공장을 운영하며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는 업체다. 메이슨 인수로 롯데제과는 베트남에 이어 동남아 시장에서 두 번째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국내에서는 편의점 미니스톱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M&A 매물로 나온 미니스톱을 두고 신세계와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니스톱은 성장 정체에 빠진 세븐일레븐이 1만 점포를 확보해 탑2(CU‧GS25)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만큼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독 편의점에서 열세를 보여 온 유통전문 그룹 롯데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자칫 신세계(이마트24)에 빼앗길 경우 3위 자리마저 위협받을 수 있는 만큼 양보 없는 한 판 승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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