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선수들이 직장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워리어스는 내년 케빈 듀란트에게 가장 많은 돈을 제시할 수 있는 구단이지만, 그렇다고 재계약을 낙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뉴시스·AP
NBA 선수들이 직장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워리어스는 내년 케빈 듀란트에게 가장 많은 돈을 제시할 수 있는 구단이지만, 그렇다고 재계약을 낙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NBA 사무국은 연봉 규정을 만들 때 선수들이 원 소속팀과 재계약할 경우 이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자유계약시장에서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하기 어려운 스몰마켓들을 위한 일종의 보호장치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각종 계약규정을 활용해 프랜차이즈 스타들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다른 구단들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일례로 한 팀에서 3년 이상 뛴 선수들은 ‘버드 권한’을 사용해 샐러리 캡(연봉상한선)을 넘어서는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연차별 연봉상승률도 5%에서 8%로, 최대 계약 기간도 4년에서 5년으로 늘어나는 등 각종 혜택을 받게 된다.

간단히 말하면 맥시멈 계약을 따낼 수 있는 선수라면 원 소속팀과 재계약하는 것이 금전적으로는 무조건 이득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최근 NBA에서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여겨졌던 선수들이 팀을 옮기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지난 18개월 간 소속팀을 떠난 스타플레이어들만 5명이다.

올해 7월 토론토 랩터스로 이적한 카와이 레너드의 경우 샌안토니오에 남았다면 ‘슈퍼맥스’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일반적인 맥시멈 계약보다도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슈퍼맥스는 특정 조건(3년 이내에 ▲MVP를 수상하거나 ▲올 NBA 팀 2회 이상 선정, 또는 ▲올해의 수비수 상 수상)을 만족시킨 선수가 원 소속팀과 재계약할 때만 가능한 계약이다.

만약 레너드가 샌안토니오와 슈퍼맥스 계약을 맺었다면 그 규모는 5년 2억2,210만달러에 달한다. 앞으로 샐러리 캡이 얼마나 늘어날지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레너드가 이번 시즌 후 토론토와 맥시멈 계약을 맺을 경우 받을 수 있는 금액은 5년 1억9,000만달러 가량이다. 그가 다시 한 번 팀을 옮긴다면 가능한 계약 규모는 4년 1억4,100만달러로 다시 줄어든다. 연간 수천만달러를 벌어들이는 NBA 스타의 입장에서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손실이다.

레너드가 샌안토니오를 떠남으로서 얼마만큼의 금전적 손해를 입게 될지 잘 알고 있었음에도 트레이드를 요구했던 것은 구단과의 관계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틀어졌기 때문이었다. 레너드는 자신의 부상을 오진한 구단 의료진 대신 개인 병원을 찾았으며, 라커룸에서 팀 동료로부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난받기도 했다. 레너드뿐 아니라 카이리 어빙(17년 8월 보스턴으로 이적)과 지미 버틀러(18년 11월 필라델피아로 이적) 역시 팀 동료 혹은 구단과의 불화가 트레이드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최근 NBA에서는 두 명의 스타플레이어가 서로에게 불만을 표출한 사건이 있었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케빈 듀란트와 드레이먼드 그린이 그 주인공이다. 듀란트와 그린 모두 내년 여름 대형 계약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팀에 가도 환영받을 듀란트보다는 그린이 조금 더 재계약이 절실한 입장이지만, 골든 스테이트 구단은 그린에게 출장정지 징계를 내림으로서 팀 분위기를 해치지 말라는 경고를 보냈다. 듀란트가 돈 대신 마음의 평화를 찾아 나선 레너드와 어빙, 버틀러의 전례를 따를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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