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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김혜수’라 쓰고 ‘갓혜수’라 읽는다
2018. 11. 15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단단한 내공과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한결같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우 김혜수. 그래서 우리는 그를 ‘갓혜수’라 부른다. /뉴시스
단단한 내공과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한결같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우 김혜수. 그래서 우리는 그를 ‘갓혜수’라 부른다.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데뷔 32년차, 최고의 자리에 올라있지만 안주하지 않는다. 매 작품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넘나들며 새로운 변신을 선보인다. 단단한 내공과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한결같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우 김혜수. 그래서 우리는 그를 ‘갓혜수’라 부른다.

김혜수는 1985년 16세의 나이로 한 음료회사 광고를 통해 연예계에 첫 발을 디뎠다. 다음해 1986년 영화 ‘깜보’로 스크린에 정식 데뷔한 그는 드라마 ‘사모곡’(1987), ‘순심이’(1988), ‘세노야’(1989), ‘꽃피고 새울면’(1990) 등 다수의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당시 김혜수는 청순한 미모에 연기력까지 갖춰 1980년대 중후반 채시라·하희라·이미연 등과 함께 하이틴 스타로 큰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와 영화뿐 아니라, 진행자로도 활발히 활약을 이어오던 그는 2001년 영화 ‘신라의 달밤’, ‘YMCA 야구단’(2002) 등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영화배우로 더욱 입지를 다졌다. 이후 ‘얼굴 없는 미녀’(2004)과 ‘분홍신’(2005)에서 굵직한 연기를 펼친 그는 제41회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과 제42회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6년 개봉한 ‘타짜’도 빼놓을 수 없는 김혜수의 대표작이다. 극중 김혜수는 치명적인 팜므 파탈 정마담 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김혜수의 정마담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을 만큼 대중들의 뇌리에 깊게 박혔다. 이 작품으로 김혜수는 제27회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과 인기상을 휩쓸며 다시 한 번 진가를 입증했다.

‘바람 피기 좋은 날’(2007), ‘열한번째 엄마’(2007), ‘모던 보이’(2008), ‘이층의 악당’(2010) 등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던 그는 2012년 개봉한 ‘도둑들’로 ‘천만배우’ 타이틀을 얻게 된다. ‘타짜’에서 호흡을 맞춘 최동훈 감독과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도둑들’은 1,298만 관객을 동원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관상’(2013)도 913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큰 인기를 끌었고, 매혹적인 기생 연홍을 연기한 김혜수는 적은 분량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 ‘직장의 신’(2013)에서는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 역을 맡아 통쾌한 매력을 발산했고, ‘시그널’에서는 정의를 쫓는 차수현으로 분해 지적이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강력계 형사를 탄생시켰다. 또 영화 ‘차이나타운’(2015), ‘미옥’(2017) 등을 통해 여배우에게는 흔하지 않은 누아르 장르를 소화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김혜수의 다음 행보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다. 극중 김혜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 팀장 한시현으로 분한다.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김혜수의 다음 행보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다. 극중 김혜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 팀장 한시현으로 분한다.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장르를 불문하고 다채로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온 김혜수의 다음 행보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이다. ‘국가 부도의 날’은 국가 부도까지 남은 시간 단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가족과 회사를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중 김혜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 팀장 한시현으로 분한다. 1997년 국가부도의 상황을 처음으로 알리고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평소 당당한 모습으로 ‘걸크러쉬’ 매력을 발산했던 김혜수는 굳건한 신념으로 모든 것을 내걸고 의지를 굽히지 않는 진취적인 시현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고 있어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또 남성 캐릭터를 보조하거나, 이야기 중심에서 밀려나 소모적으로 소비되는 많은 한국 영화 속 여성 캐릭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예고해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가 부도의 날’ 이후 작품도 눈에 띈다. 윤제규 감독의 신작이자 우주 배경 SF 영화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귀환’이다. ‘귀환’은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정거장 살터-03을 배경으로 불의의 사고로 홀로 그곳에 남겨진 우주인과 그를 귀환시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김혜수는 우주정거장 ‘쉘터-03’의 후임 지휘관역을 맡아 생환을 위해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인물을 연기한다. 황정민도 함께 한다.

도박판의 설계자, 전설의 금고털이, 계약직 직원 미스김, 강력계 형사 등 어느 것 하나 비슷한 것이 없다. 맡은 작품마다 캐릭터에 그대로 녹아들어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은 기본이고,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는 덤이다. ‘갓혜수’ 김혜수를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