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재감리 안건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재감리 안건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주 다소 기대에 못 미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셀트리온이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 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삼성바이오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 발표 후 바이오·제약 종목들은 대체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특히 셀트리온은 올해 업계 매출 ‘빅3’ 입성이 유력해보이면서 반사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 셀트리온 3형제, 3분기 실적 기대치 밑돌아도...

지난 9일 셀트리온은 3분기 연결 누적 매출액이 7,395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대비 9.6%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2,947억원으로 16.6% 감소했다. 3분기 매출액은 2,311억원, 영업이익은 736억원으로 각각 0.5%, 44% 감소했다.

셀트리온은 “유럽에서 인플릭시맙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지위를 지속하고, 후속 제품인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빠른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급단가 조정 및 1공장 증설 준비로 일시적으로 가동률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누적 매출만 보면 업계 3위에 해당하지만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이다.

하지만 지난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 분식회계로 결론나자 셀트리온을 비롯한 제약·바이오업계가 출렁이기 시작했다. 특히 증선위 발표 이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나름 선방한 실적을 발표, 더욱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127억원, 영업이익 200억원, 당기순이익 6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 영업이익은 74% 증가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3분기 실적도 당초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다만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미국향 ‘인플렉트라’ 물량 출하 및 ‘허쥬마’ 판매 본격화에 힘입어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내년부터 미국에서 판매 제품의 다각화가 이뤄질 전망인만큼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15일 ‘셀트리온 3형제’ 모두 장중 강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셀트리온제약은 연결기준 3분기 영업손실이 22억1,6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지만 부진한 실적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셀트리온은 5.05% 오른 21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도 각각 8.31%, 2.73% 오르는 등 3형제의 주가가 동시에 상승 마감했다. 다만 이 같은 오름세는 셀트리온제약은 다소 주춤하고 있다. 이외에도 JW생명과학·보령제약·유한양행·동국제약 등 제약주와 강스템바이오텍·엔지켐생명과학 등 일부 바이오주도 일제히 올랐다.

◇ 진퇴양난 삼성바이오, 행정소송 돌파구 될까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후폭풍은 거세다. 물론 투자업계에서는 실제 상장폐지까지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최근 한 달 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투자했던 상위 5개 펀드는 14%가량의 평가 손실을 보는 등 금융투자업계의 불확실성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결론을 경영권 승계문제와 연관지으며 압박을 더해가고 있다.

15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증권선물위원회가 상식적이고 당연한 결론을 내렸다고 생각한다”면서 “금융위와 금감원은 결정을 유지하기 위한 역할을 적극 맡고, 검찰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분식회계가 어떻게 이용됐는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선위 결정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당사의 회계처리가 기업회계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하여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서 “2016년 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감리에서 뿐만 아니라 금감원도 참석한 질의회신 연석회의, 다수의 회계전문가들로부터 문제없다는 판단을 받은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증선위의 결정은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오늘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해 회계처리 적법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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