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사퇴에 대한 원인 제공자로 몰리면서 곤혹을 치르고 있다. / 뉴시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사퇴에 대한 원인 제공자로 몰리면서 곤혹을 치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그 우승이 그렇게 어렵다고 다들 생각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후배들을 위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사과를 하든지 사퇴를 하든지 두 길만 남았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0일 증인으로 국감에 출석한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질타한 말이다. 당시 선동열 감독은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 달여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선동열 감독이 돌연 사퇴를 발표했다. 손혜원 의원의 질타가 “사퇴 결심을 확고히 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선동열 감독의 사퇴 이후 손혜원 의원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국감에서 선동열 감독을 지나치게 몰아붙인 게 아니냐는 얘기다. 여기에 국감 과정에서 연봉이나 근무시간 등 핵심에서 벗어난 질문으로 야구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 도리어 야구인들의 자존심을 다치게 했다는 지적이 다시 한 번 나왔다. 앞서 손혜원 의원은 왜곡됐다는 취지로 해명하면서 선동열 감독의 사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그저 “진심으로 사과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사실 선동열 감독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야구대표팀에 일부 군미필 선수들이 포함되면서 특혜 논란이 불거졌던 것이다. 금메달을 획득하면 군복무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실제 금메달을 획득하자 비난 여론은 더 커졌다. 기대에 못 미친 경기력이 문제였다. 당시 전원 프로선수들로 구성된 한국팀은 실업팀으로 구성된 대만에게 패배했다. 결국 논란은 병역법 개정으로까지 이어졌다. 선동열 감독은 “병역특례에 대한 시대의 비판을 살피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선동열 감독의 사퇴는 손혜원 의원에게 타격을 미쳤다.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금메달의 명예와 분투한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한데 대해 참담한 심정”을 토로하는 선동열 감독의 모습에서 타격의 무게감은 더해졌다. 야구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은 침묵했다. 의원실에서도 공식 입장을 별도로 낼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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