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왼쪽)과 이덕선 한유총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왼쪽)과 이덕선 한유총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거센 여론과 정부·여당의 강도 높은 대응으로 코너에 몰렸던 한국사립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가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손을 잡고 정치 쟁점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여론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유총과 자유한국당은 최근 밀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유총과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날 ‘사립유치원 이대로 지속 가능한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는 사실상 정부·여당과 최근 상황에 대한 성토의 장이었다.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동주최자인 홍문종 의원을 비롯해 정양석, 김순례, 최교일 의원이 참석했다.

이는 비단 일부 의원들의 개인적인 행보에 그치지 않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한유총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이목을 끌었다. 또한 자유한국당은 이른바 ‘박용진 3법’에 대응하는 법안을 따로 제출하겠다며 ‘박용진 3법’의 통과를 유보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센 비판을 가하자 자유한국당은 법적대응을 언급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이처럼 사립유치원 사태는 어느덧 정치권의 정쟁의 중심에 서게 된 모양새다. 사태 초기만 해도 거센 여론을 의식한 듯 별다른 정치권 내에서 별다른 갈등이 없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한유총 입장에서는 든든한 우군이 생긴 셈이다. 자유한국당을 등에 업고 정치 쟁점화에 성공하면서, 정부·여당의 강도 높은 대책을 무마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킬 여지를 만들게 됐다.

하지만 이를 향한 여론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한유총에 대한 분노가 정치권에 대한 불신 및 실망과 더해져 더욱 악화되는 모양새다. 한유총이 꾸준히 주장하는 ‘사유재산 보장’은 좀처럼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고, 협동조합 형태의 유치원 설립이 추진되는 등 시민사회의 자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유총과 자유한국당이 목소리를 높여나갈 경우 학부모 단체 등의 맞대응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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