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길었던 2018 프로야구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대망의 막을 내렸다. 이른 봄에 시작한 야구가 폭염이 기승을 부린 한여름을 거쳐 가을의 끝자락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하지만 야구는 계속된다. 늘 그렇듯 더 나은 다음 시즌을 위해 치열한 겨울을 예고하고 있다. 정규 시즌 못지않게 흥미진진하고 또 다른 재미가 있는 스토브리그. 놓치지 말아야할 포인트를 짚어본다.

단장에서 감독으로 돌아온 염경엽 신임 SK 와이번스 감독. /뉴시스
단장에서 감독으로 돌아온 염경엽 신임 SK 와이번스 감독.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이 끝나고 난 뒤 각 구단들이 가장 먼저 변화를 주는 것은 ‘수장’이다. 구단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단장과 선수단을 이끄는 단장이 그 대상이다. 다음 시즌 준비를 시작하는 첫 단계라 할 수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수장 교체 소식이 전해졌다. 신호탄을 쏜 것은 올 시즌 충격의 꼴찌를 기록한 NC 다이노스다. 올 시즌 김경문 초대 감독과 결별한 NC 다이노스는 단장 출신인 유영준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친 바 있다.

새로운 수장은 이동욱 감독이다. 보통의 야구팬들에겐 그리 익숙한 이름이 아니다. 대학 시절 올림픽대표에 선발되는 등 기대를 모았으나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뒤에는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방출됐다. NC 다이노스와는 창단 때부터 수비코치로 함께 해왔으며, ‘데이터 야구’에 적합하다는 평가 아래 첫 감독 도전에 나서게 됐다. 무명선수 출신인데다 나이가 가장 어린 감독이라는 점에서 향후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또 어떤 성과를 남길지 주목된다.

NC 다이노스의 ‘옆집’ 롯데 자이언츠도 올 시즌 부진한 성적으로 결국 결단을 내렸다. 지난해 3년 재계약을 안기며 힘을 실어줬던 조원우 감독 대신 경험 많은 양상문 감독을 선임했다.

‘돌아온 감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선택이다. 양상문 감독은 2004년부터 2005년까지 롯데 자이언츠 감독을 맡은 바 있다. 당시 암흑기에 빠져있던 롯데 자이언츠를 비교적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상문 감독은 LG 트윈스에서 단장을 경험하고 다시 감독으로 돌아왔다는 점 역시 주목을 끈다.

꼴찌는 면했지만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kt 위즈는 세 번째 감독을 선택했다. 두산 베어스에서 수석코치로 활동하던 이강철 감독에게 새로 지휘봉을 넘겼다. 지난해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에 이어 또 다시 두산 베어스 코칭스태프가 다른 팀 감독으로 선임된 것이다. 코치로서 많은 팀을 거치며 잔뼈가 굵은 이강철 감독이 수장으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마지막은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한 SK 와이번스다. 외국인 감독인 힐만 감독과 결별이 예고돼있던 SK 와이번스는 유종의 미를 거둔 뒤 단장을 맡고 있던 염경엽 감독을 후임으로 선임했다. 과거 넥센 히어로즈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던 염경엽 감독이 다시 덕아웃으로 돌아오게 됐다. 단장으로서 큰 그림을 그려왔던 염경엽 감독이기에 무난한 연착륙이 예상된다.

감독만 바뀐 게 아니다. 최근 들어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단장들도 적잖이 바뀌었다. NC 다이노스에서 단장대행을 맡고 있던 김종문 단장은 정식 단장으로 선임됐다. 양상문 단장이 롯데 자이언츠로 떠난 LG 트윈스는 차명석 신임 단장을 선택했고, 염경엽 단장이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SK 와이번스는 손치훈 운영팀장에게 단장을 맡겼다. kt 위즈는 감독과 함께 단장도 이숭용 코치로 변화를 줬다.

각 구단 단장들의 면면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선수출신이 대거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번 개편에 따라 10개 구단 중 7개 구단이 선수출신 단장을 두게 됐다.

10개 구단 중 4명의 감독이 바뀌었고, 4명의 단장이 새로 선임됐다. 이들이 각 구단과 리그 전반에 어떤 변화를 가지고 올지, 벌써부터 다음 시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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