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시장 환경 속에서 국내 주요 화장품 브랜드들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서 LG생활건강과 네이처리퍼블릭이 선전하고 있다. / 각 사
달라진 시장 환경 속에서 국내 주요 화장품 브랜드들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서 LG생활건강과 네이처리퍼블릭이 선전하고 있다. / 각 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K-뷰티 전성기를 이끌어 온 로드샵 브랜드들의 부진으로 인해 업계 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 일부 업체들이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업계 1위 굳히기에 들어간 LG생활건강과 1세대 로드샵 네이처리퍼블릭의 활약이 눈에 띈다.

◇ 업계 1위 굳히기 들어간 LG생건

LG생활건강이 명실상부 업계 1위로 완전히 올라선 모양새다. 지난해 4년 만에 K뷰티 왕좌 자리를 꿰찬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5조490억원을 달성하며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9% 증가한 수준. 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 늘어난 1조7,37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영업이익도 3분기 기준 가장 많았다. 3분기 영업이익(2,775억)은 역대 분기 최고치였던 올해 1분기(2,837억)에 버금가는 성적을 거뒀다.

럭셔리 브랜드들이 회사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후', '숨', '오휘', '빌리프' 등 전략적으로 육성해 온 브랜드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며 화장품 사업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고가 브랜드인 ‘후’는 분기 매출 기록을, ‘숨’의 ‘숨마’ 라인과 ‘오휘’의 ‘더 퍼스트’ 라인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3%, 45% 성장했다.

그 결과 화장품 사업의 매출(9,542억원)과 영업이익(1,84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31% 씩 신장됐다. 이는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765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한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 '위기의 로드샵' 반전 노리는 네이처리퍼블릭

로드샵 브랜드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와 토니모리가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으며, 잇츠한불은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경험했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3분기 132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이는 신규 매장 오픈과 기존 매장의 리모델링 비용, R&D 등 투자 확대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토니모리는 3분기 8억원의 영업손실과 3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잇츠스킨’의 잇츠한불은 3분기 영업이익은 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다.

1세대 로드샵으로 불리는 이들 브랜드들은 2000년대 고공성장을 해오다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 보복으로 성장 가도가 꺾였다. 이후 H&B스토어의 등장에 따른 내수 시장의 심화된 경쟁, 온라인 채널의 성장 등 달라진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네이처리퍼블릭은 호실적을 기록하며 로드샵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40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는 네이처리퍼블릭은 올해 같은 기간 9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록 중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흑자를 달성한 건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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