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기자간담회에서 류용준 대표는
19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기자간담회에서 류영준 대표는 "글로벌 결제와 투자 서비스를 출시해 전문 금융서비스 영업으로 확장을 시도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카오페이가 금융 서비스 확장에 나선다. 단순한 간편 결제 서비스를 넘어, 글로벌 결제와 투자 서비스까지 가능한 전문 금융서비스로 영토 확장을 추진하는 것이다. 다만 투자 서비스 분야는 세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분야다. 카카오페이는 위험 요소를 철저하게 고려한 자체 상품 평가모델로 이용자에게 수익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각오다. 다만 업계에선 ‘반신반의’하는 모양새다.  

◇ “이젠 금융투자다” ‘제2의 도약’ 노리는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는 19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출범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카카오페이는 2014년 9월부터 카카오톡을 통해 간편결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온 곳이다. 그간 결제, 송금, 멤버십, 청구서, 인증,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내놓으며 저변을 넓혀왔다. 지난해에는 카카오페이 법인이 정식 출범했다. 이번 간담회에선 지금까지의 성과와 신사업 계획 등이 발표됐다. 

발표자로 나선 류영준 대표는 “지금까지 카카오페이는 일상 곳곳에서 금융 생활에 혁신적인 편리함을 제공해왔다”며 “지난달 월간 거래액 2조3,000억원을 돌파했으며, 현재 가입자 수는 2,500만명, 월간 실 이용자 수는 1,300만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카카오페이는 새로운 서비스 진출을 선언했다. 

우선 내년 ‘글로벌 결제 서비스’ 진출을 예고했다. 카카오페이는 글로벌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와 함께 환전 없이 국가의 경계를 넘나드는 글로벌 크로스보더(Cross-Border) 결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류 대표는 “내년 1분기 일본에서 시작해 중국, 동남아로 확대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을 첫 구축 지역으로 삼은데 대해선 “일본이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모바일 결제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카카오페이 이용자들은 환전을 하지 않아도 카카오페이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다. 

또 다른 핵심 신사업은 ‘투자서비스업’이다. 카카오페이는 20일부터 ‘투자서비스’를 내놓는다. 돋보이는 특징은 ‘편리한 접근성’이다. 이 서비스는 새로운 앱을 다운 받을 필요 없이 카카오톡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별도 예치금 계좌 없이 카카오페이에 연결된 계좌에서 투자가 가능하다. 최소 투자 금액을 1만원으로 설정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누구나 쉽게 투자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용택 투자운용 수석매니저는 “금융투자의 허들을 낮추고 복잡하지 않은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목표를 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익성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해 중위험·중수익의 투자 상품부터 우선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페이는 크라우드펀딩을 비롯해 증권, 펀드, 개인신용담보대출, 매출채권담보대출, 아파트담보대출, 부동산PF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 내부 전문 심사인력이 금융투자 상품 기준을 수립해 상품 설계에서부터 점검까지 관여한다. 오용택 수석매니저는 “연 10%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류 대표는 이번 투자 서비스에 대해 “사용자 입장에서는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통한 첫 수익 경험, 카카오페이 입장에서는 금융플랫폼으로 전문성을 확장하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T가 금융을 주도하는 테크핀 시대를 이끌며 사용자들의 일상과 금융의 패러다임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각오도 전했다.  

◇ 목표 수익률 10%, 과연 가능할까 

카카오페이는 그간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금융투자업 진출을 모색해 온 바 있다. 최근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하면서 이같은 의지를 더욱 확고히 드러냈다. 다만 야심찬 도전이 성공적인 이정표를 남길지는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투자업은 리스크 관리가 까다로운 분야다. 

오 수석매니저는 “투자상품은 설계부터 개발까지 우리 기준에 맞춰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며 “2중 심사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위험 부담 등은 안심해도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투자는 기본적으로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는 분야다. 오랜 업력을 가진 굵직한 금융투자사들도 예상치 못한 손실을 내는 경우가 작지 않다. 이 때문에 신출내기인 카카오페이는 더욱 불안한 시선을 받을 수 있다. 

또 이런 손실 발생 시, 카카오페이가 어디까지 책임을 질 수 있느냐는 문제도 남아있다. 이날 간담회에선 이 내용에 대한 질의가 있었으나 회사 담당자 측은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안정성 있는 투자 관리가 가능하다는 답변만을 강조했다. 오 수석매니저는 “통계와 예상치를 살펴보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은 매우낮다”며 “원리금이 최대한 보존된다. 원리금이 보장되게 설계됐고, 확률상 매우 낮다”고 말했다.  

간편결제시장은 내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가 최초로 ‘간편결제서비스’를 국내에 선보인 뒤, 국내 카드사·이동통신사·주요 포털·주요 결제대행(PG)사·유통사 등이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 경쟁의 활시위를 당겼다. 여기에 정부가 주도하는 ‘제로페이’까지 조만간 출격을 앞두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신사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 중이다. 과연 야심찬 출사표가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