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일부 치킨 가격을 인상하기로 한 것과 관련, 가맹점주들과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논란이다. 또한 BBQ 측이 치킨 가격 인상에 앞서 원재료 가격을 인상했다가 점주들의 반발을 예상해 치킨 가격을 인상했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BBQ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 치킨값 인상을 둘러싼 논란이 사측과 점주들의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 BBQ, 가격 인상 놓고 점주들과 진실공방?
BBQ가 19일부터 3종의 치킨제품 가격을 1,000∼2,000원 올리기로 했다. 인상된 치킨은 황금올리브치킨과 자메이카 통다리 구이, 써프라이드 등이다. 구체적인 인상액은 ▲황금올리브 치킨은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 ▲자메이카 통다리 구이 1만7,500원에서 1만9,500원 ▲써프라이드 1만8,900원에서 1만9,900원 등으로 오른다.
이에 따라 일부 가맹점에서 자율적으로 받고 있는 배달비를 감안할 경우 치킨 가격은 한 마리에 2만원에 달하게 된다. BBQ는 지난해에도 두 차례 가격 인상을 시도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게 되면서 무산된 바 있다. 1년여 만에 다시 가격 인상을 추진한 BBQ는 이번 가격 인상이 가맹점주들의 요구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BBQ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난 12일 열린 동행위원회에서 일부 제품 가격 인상 안건이 올라왔고, 이 자리에서 결정이 돼서 본사에서 받아들였다”면서 “9년 만에 처음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것으로, 그 전부터 가맹점주분들의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9월 BBQ 가맹점주 11명은 배달애플리케이션 수수료와 배달대행료, 부가세, 카드수수료, 구매 원가 등을 제외하면 남는 게 없다며 가격 인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이 일부 점주들에게는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기습적인 통보였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다수의 가맹점주들은 최저임금이 인상되는 내년 1월 1일부터 가격 인상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점주들은 본사가 치킨 가격 인상과 함께 원재료인 올리브유와 닭 파우더 봉지, 신선육(닭고기), 치킨 무 등의 가격 인상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사실상 원재료만 인상할 시 점주들이 반발할 수 있어 그에 대한 부담을 치킨 가격 인상으로 무마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BBQ 측은 관련 내용을 부인하며 의혹을 일축했다. 사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동행위원회에서 안건으로 나오긴 했었지만 통과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상했다가 철회를 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원재료 인상 통보를 받았었다는 점주들에 주장이나 관련 보도에 대한 질문에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 서로 다른 주장 팽팽... “소통이 근본적 문제”
‘원재료 인상을 통보 받았었다’는 점주들과 ‘통보한 적 없다’는 사측의 주장이 맞서는 가운데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측과 점주들과의 원활치 못한 소통에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BBQ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 BBQ 가맹점주들은 1,700여명으로, 이중 동행위원회에 참석하는 점주는 45명이다. 업계에서는 일부 점주들의 다수결 투표가 마치 전체 점주들의 입장으로 대변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인천시 불공정거래피해상담센터 팀장인 서홍진 가맹거래사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보통 프랜차이즈 제품의 가격 변동은 사실상 가맹본부에서 결정을 한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인상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인상폭이나, 인상 시기, 그에 따라 일시적으로나마 겪게 되는 경영난에 대한 부담 등 세부적인 내용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한 꼭 대표 점주들이 결정했다고 해서 점주들의 이익을 대변한다거나 그에 부합하는 결정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격 인상을 통해 여건이 나아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BBQ의 기습적인 발표는 가격 인상뿐만이 아니다. 사측은 지난 18일 윤학종 대표가 지난달 31일자로 사임했다고 뒤늦게 밝혔다. 지난 2월 취임한 윤 대표는 윤홍근 BBQ 회장의 동생인 윤경주 대표와 함께 경영에 참여해왔다.
공식적인 사퇴 사유는 윤 대표의 건강상의 이유다. 그러나 윤 대표 전임인 이성락 전 대표 역시 지난해 취임 3주 만에 사임하는 등 여러 악재들이 겹치면서 윤 대표 역시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