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일선 복귀를 선언했다. / 뉴시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일선 복귀를 선언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6·13 지방선거 이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현실정치 복귀'를 선언했다. 한국당 대선주자였던 홍 전 대표의 이번 복귀 선언이 대선과 지선 참패로 위기에 빠진 '보수의 키맨'이 될지, 아니면 경제문제 등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정부여당을 되살리는 'X맨'이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홍 전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 지방선거 패배 직후 야당 대표를 물러나면서 나는 홍준표가 옳았다는 국민의 믿음이 바로 설 때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다"며 "최근 국민의 절반 이상이 대선이나 지방선거 때 홍준표의 말이 옳았다는 지적에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라가 통째로 넘어가고 있고, 경제가 통째로 망쳐지고 있다. 내 나라가 이렇게 무너지고 망가지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것만이 좌파 광풍 시대를 끝내고 내 나라를 살리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모두 함께 가자"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한국당의 대선 후보로 재등판하며 보수권의 지지를 끌어모아 2위를 기록했다. 이후 당대표로 선출된 뒤 1년 가까이 재임하며 지방선거를 치렀지만 여권에 대패하면서 대표직을 사퇴했다. 이후 미국에서 지내는 등 반년 가까이 정치 일선에서 떠나있었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미국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꾸준히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왔다. 최근에는 유튜브 1인 방송인 'TV홍카콜라' 출범과 '프리덤 코리아' 결성을 위해 꾸준히 보수우파 성향의 인사들을 접촉하고 있다.

홍 전 대표가 '국민 절반 이상이 홍준표의 말이 옳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부여당이 최근 노동계와 갈등을 빚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 때 민주노총 등을 겨냥해 '강성 귀족노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근 친정부 성향이었던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확대를 놓고 정부여당과 신경전을 벌이는 중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노총에 대해 "대화로 뭐가 되지 않는다. 항상 폭력적인 방식을 쓴다"고 비판했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민주노총과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가 더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외에도 홍 전 대표는 일자리 창출 주체는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유류세 인하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일자리 창출에서 중앙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고 말했고, 유류세도 반대하다가 지난 6일부터 한시적으로 유류세 15% 인하를 도입했다.

홍 전 대표는 직설적이고 거친 입담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로 인해 고정 지지층을 확보했지만, 그만큼 '안티'도 상당하다. 최근 정부가 북한으로 보낸 귤을 두고 "귤 상자 속에 귤만 들었겠느냐"라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정치권으로부터 "뭐 하신 분 눈에는 뭐만 보인다"라거나 "대선 후보까지 한 사람이 유언비어를 유포할 수 있나"라는 비난을 받았다. 과거 '차떼기당'의 흑역사가 불거져 한국당 내에선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홍 전 대표의 이같은 강성 행보, 특히 대북관련 발언이 문재인 정부 지지율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홍 전 대표의 귤 발언에 대해 "정부여당에 대한 정상적인 비판마저도 홍 전대표의 입을 거치면 희화화되고 정부의 지지율은 상승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명심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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