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김영삼 전 대통령 '띄우기'에 나섰다. 이를 통해 한국당이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지지율 확보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김영삼 전 대통령 '띄우기'에 나섰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3주기를 맞아 대대적인 추모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한국당이 당 차원에서 추모식을 갖고 추모 현수막도 게시하는 등 김 전 대통령을 기리는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당은 김 전 대통령 추모식을 거행하게 된 이유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에 남긴 개혁정치와 통합정치,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깊이 되새기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전 대통령이 남긴 정신을 기려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해 김 전 대통령의 가치로 ▲청년 정신 ▲통합 정신 ▲개혁 정신을 꼽았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를 빌어 한국당이 민주주의의 정통성을 지니고 있음을 온 국민에게 말씀드려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기리고 젊은 정신과 통합, 개혁 정신을 우리가 다시 한번 새기는 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상임고문으로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도 김 전 대통령 정신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당은 과거 김 전 대통령께서 운영하고, 싸우고 걸어온 과거 민주당의 후신”이라며 “(그 분의) 신념과 철학을 구체적으로 실현해내는 후배가 돼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 경남.부산 민심 잡아라

한국당이 김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을 기점으로 YS정신을 이어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 속내가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한국당이 부산·경남(PK) 지역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김 전 대통령 추모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김 전 대통령은 PK(부산·경남)를 지역 기반으로 삼았고, 민주화 세력인 ‘상도동계’의 영원한 리더였다. 이 때문에 PK지역 지지를 얻으려면 김 전 대통령과 연결고리가 있어야 한다는 게 여의도 정가의 정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김 전 대통령 2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것과 홍준표 전 대표가 한국당 당사에 김 전 대통령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사진을 나란히 내거는 정치적 행위도 ‘PK민심을 끌어안기 위한 행보로 해석됐다.

한국당이 이처럼 ‘PK민심 끌어안기’에 나선 이유는 현 정부여당 지지율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PK지역에서 정부여당 지지율이 하락 추세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이 상황을 활용해 PK지역 민심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PK지역에서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46%에 그쳤다. /그래픽 시사위크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PK지역에서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46%에 그쳤다. /그래픽=시사위크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PK지역에서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46%에 그쳤다. 전국 평균인 52%보다 낮은 수치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49%로 전국 평균(40%)보다 9%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PK지역에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갤럽의 ‘정당지지율’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은 부산·울산·경남에서 9월 3주차 46%의 지지율로 출발해 등락을 거듭하다 11월 3주차에 34%를 기록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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