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성수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성수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선재 기자]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29)가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김씨는 ‘피해자를 왜 찔렀냐’는 질문에 “화가 나고 억울한 상태에서 피해자를 죽이고 나도 죽으려고 했다”고 답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1일 오전 9시 김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 양천서 유치장에 수감됐던 김씨는 호송차에 오르기 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짧은 심경을 밝혔다. 특히 김씨는 논란이 되고 있는 동생의 공범 의혹에 대해 “동생이 잘못한 게 있다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신감정 결과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라는 결론에 대해 “저는 심신미약인 것을 모르기 때문에 의사분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김씨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숨을 몰아쉬는 등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성수는 지난달 14일 서울 강서구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 신모(21)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신씨에게 다른 손님이 남긴 음식물을 치워달라고 요구하다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성수는 말다툼 뒤 PC방을 나갔다가 흉기를 갖고 돌아와 무방비상태였던 신씨를 살해했다.

사건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붙잡힌 김성수는 이후 가족들이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심신미약 감형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심신미약 감형 폐지를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글은 100만명의 동의를 끌어내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22일 김성수를 공주치료감호소로 보내 정신감정을 받도록 했지만, 감정 결과 심신미약 상태가 아닌 것으로 결론 났다.

경찰은 김성수를 검찰에 넘기고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수사결과에는 김씨 동생의 공범 여부에 대한 판단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유족과 변호인은 김성수가 흉기를 휘두를 당시 김씨 동생(27)이 신씨는 붙잡는 등 범행을 도왔다며 공범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하는 김성수 발언 전문>

- 왜 찔렀나.
“그땐 화가 나고 억울한 상태였다.”

- 뭐가 억울한지?
“제가 피해자한테 그 치워달라고 한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닌데 표정이 안 좋았다. 저도 기분이 안 좋아져서 왜 그런 표정을 짓느냐고 얘기하니까 ‘왜 시비냐’고 반말하고 화를 냈다. ‘이게 왜 시비 거는 거냐고 당연한 거 아니냐’고 얘기했는데 ‘지금 시비 걸고 있다’고 화를 내서 대화가 안 될 것 같아서 경찰 불러서 사장님 불러달라고 했는데 안 불러준다고 욕했다.

경찰을 불렀는데 아무것도 해줄 수 없고 피해자분이 ‘우리 아빠가 경찰인데 네가 나를 죽이지 않는 이상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한 것이 머릿속에 남아서, 제가 치워달라고 한 게 그렇게 큰 잘못인가 하는 억울함이 들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생각하면서 그런 것들이 억울하면서 과거 생각들까지 생각나면서 평생 이렇게 살아야 되는 것처럼 생각드니까 죽고 싶은 마음 들었다. 그러다 보니까 피해자에 대한 그런 두려움, 망설임 그런 것들이 사라졌고 그래서 억울했고, 죽이고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피해자의 얼굴 주변을 수십 차례 때렸는데.
“그런 것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

- 동생이 피해자를 뒤에서 잡고 있었는데 동생은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나.
“처음에 동생이 그렇게 한 것에 대해 몰랐고 경찰이 CCTV 보여주고 나서 뒤늦게 알고 있어서 동생이 무죄라고 확신했었다. 동생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심신미약 아니라는 판단에 대해서는?
“저는 심신미약인 거 모르기 때문에 의사분이 말한 게 맞다고 생각한다.”

- 유족들에게 한 말씀.
“고인분들께도 죄송하다. 말이 닿지 않겠지만 계속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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