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째를 맞은 농협하나로유통이 경색되고 있는 유동성과 신사업인 편의점의 부진으로 시름하고 있다. 사진은 농협하나로유통 본사가 위치한 서울 마포구의 농협신촌복합빌딩 전경. / 네이버 지도
출범 3년째를 맞은 농협하나로유통이 경색되고 있는 유동성과 신사업인 편의점의 부진으로 시름하고 있다. 사진은 농협하나로유통 본사가 위치한 서울 마포구의 농협신촌복합빌딩 전경.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올해로 ‘세 돌’을 맞은 농협하나로유통이 힘겨운 성장통을 겪고 있다. 농협중앙회로부터 물적 분할한 지 3년 만에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면서 모기업인 농협경제지주의 알짜 계열사로 커가고 있다는 시선과 달리, 완만히 해결되지 않는 난제를 안고 있어서다. 돈이 돌지 않으면서 유동성이 경색되고 있으며, 신사업인 편의점 ‘하나로미니’도 청사진과 다르게 전개되면서 농협하나로유통의 순탄치 않은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 얼어붙은 유동성, 심화되는 ‘돈맥경화’

법인 출범 3년째를 맞은 농협하나로유통이 꽤나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모양새다. 3년 내리 3조원에 이르는 매출을 달성하면서 모기업 농협경제지주(100%)의 유망 캐시카우로 각광 받고 있다. 2015년 초 농협중앙회의 마트사업 부문에서 떨어져 나온 직후 2조5,353억원에 달했던 매출 규모는 지난해 2조9,370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도 개선되고 있다. 첫 사업년도에 463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년 뒤 9% 가량 증가한 504억원으로 증가했다. 동기간 312억원이던 당기순이익도 353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농협하나로유통의 이 같은 성장은 손쉬운 내부거래에 의존한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긍정적이다. 농협하나로유통은 자사 영업장인 하나로마트 외에도 충북‧대전‧경남 등 지역 농협유통사와 연계된 거래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9% 남짓하다.

이런 농협하나로유통에게도 고민은 있다. 현금 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등 유동성이 나빠지면서 자칫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농협하나로유통의 유동비율은 91%로 전년 대비 18%p 감소했다. 통상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보다 2배 많은 유동자산을 보유해야 건전성이 보장되는 사실에 비춰보면 재무안전성이 크게 뒷걸음질 치고 있는 셈이다.

◇ 거북이 출점 ‘하나로미니’의 험난한 앞날

농협하나로유통의 현금흐름이 악화된 건 단기 차입금이 늘어난 반면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명백하게 정리된다. 지난해 농협하나로마트는 전년에는 없던 218억원의 단기차입금이 발생했으며,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은 29억원 가량뿐이었다. 이는 743억원으로 넉넉했던 전년에 비해 96% 줄어든 규모다.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있는 신사업도 농협하나로마트의 홀로서기를 힘겹게 하는 요인이다. 21일 농협하나로유통에 따르면 편의점 ‘하나로미니’ 점포 수는 11월 기준 10개. 이는 지난 5월 농협이 편의점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밝힌 ‘연내 50개 개점’ 목표에는 턱 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하나로유통 관계자는 “연내로 몇 군데 출점 계획이 잡혀있지만 아직 협의 단계라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목표 달성이 힘들더라도 2020년까지 300개 매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출점에 속도를 내야한다. 하지만 최근 정부에서 편의점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등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난관이 예상된다. 또 국내 편의점 수가 4만개를 넘으며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것도 하나로미니의 앞날을 어렵게 전망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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