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다스는 누구 것입니까?’라는 질문에 “이명박 전 대통령 것”이라고 세상에 알렸던 김종백 씨는 21일 시사위크와 인터뷰에서 "내가 당할 것 같았다"라며 공익제보한 이유에 대해 말했다. 사진은 김종백 씨 요청으로 얼굴 뒷면만 촬영했다. /사진=김경희 기자
‘그래서 다스는 누구 것입니까?’라는 질문에 “이명박 전 대통령 것”이라고 세상에 알렸던 김종백 씨는 21일 시사위크와 인터뷰에서 "내가 당할 것 같았다"라며 공익제보를 한 이유에 대해 말했다. 사진은 김종백 씨 요청으로 뒷모습만 촬영했다. /사진=김경희 기자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순탄한 삶은 아니었다. 공익제보를 한 대가는 컸다. 공익제보 이후 그는 수차례 개인사업으로 재기를 노렸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남은 건 가족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는 “나는 공익제보한 일을 후회하지 않고, 주변에서도 응원해주기에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다스는 누구 것입니까?’라는 질문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고 세상에 알렸던 김종백 씨 이야기다. 그는 21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시사위크>와 만나 내부고발 이후 삶이 완전 바뀌었다고 말했다. 조심스레 ‘무엇이 바뀌었냐’고 묻자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권고사직 이후 새출발을 위해 가게를 연 적이 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취업 역시 서류통과한 기업 10곳 중 5곳은 면접에서 탈락시키더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사업이 실패하고 취업 역시 번번히 면접에서 탈락한 이유를 ‘공익제보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공익제보자에 대한 인식 혹은 선입견이 좋지 않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는 다스 실소유주 논란에 대한 ‘마스터키’를 쥐고 있다.

◇ “내가 당할 것 같았다” 

김종백 씨는 다스 실소유주 논란에 대한 ‘결정적 제보’를 한 인물이다. 그로 인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 수사도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비자금 의혹에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김종백 씨가 제공한 것이다.

그는 ‘결정적 제보’를 한 이유에 대해 “내가 당할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논란에 대해 핵심 정보를 알고 있었기에 보복 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김종백 씨는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지만, 그래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종백 씨는 21일 시사위크와 인터뷰에서 '공익제보 후 힘든 삶을 살고 있는데, 후회하지 않냐'는 질문에
김종백 씨는 21일 시사위크와 인터뷰에서 '공익제보 후 힘든 삶을 살고 있는데, 후회하지 않냐'는 질문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김경희 기자

 ◇ “어려운 일 닥쳐도 절대 후회하면 안 된다” 

김종백 씨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다스 실소유주 논란에 대한 ‘결정적 제보’를 한 이후 그에게 쏟아진 수많은 따가운 시선이 부담스러웠을 터. 그런데도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지금도 예전과 같이 안정적인 삶은 아니지만 그는 “힘들다고 후회하면 내 삶이 비참해지고 상대방의 웃음거리 밖에 안 된다”라며 굳게 마음을 다잡았다.

김종백 씨는 그 사건 이후 불편한 삶이 이어지고 있지만 참고 견디는 중이다. 지금도 그는 언론에 다스 실소유주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보할 게 있다면 망설임 없이 알려주기도 한다.

그는 “농담이라도 (힘들다는) 말을 하면 안 된다. 후회하는 순간, 비참해지지 않겠냐”라며 “앞으로 내부고발을 하려고 생각하는 분들도 (힘들다는) 이 말 만큼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려운 일이 닥쳐도 절대 후회하면 안 된다’는 게 내가 공익제보 후 2년여간 힘든 삶을 보내면서 깨달은 것”이라고 말했다.

◇ “따뜻한 말 한마디 부탁한다” 

다스 실소유주에 대한 ‘결정적 제보’ 이후 2년여 동안 김종백 씨 삶은 늘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런 그의 삶을 지탱해준 것은 가족과 응원하는 국민들이었다. 그랬기에 김종백 씨는 공익제보 이후 힘든 삶을 사는 분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공익제보자로 한국에서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하는 말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공익제보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언론보다 시민사회단체를 먼저 찾아가 상담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언론은 특종을 먼저 찾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공익제보자의 ‘결정적 한방’ 역시 언론사 특종 욕심 때문에 묻힐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조언이다.

그 이유에 대해 김종백 씨는 “언론은 제보자들이 말하는 진실을 제대로 담아주지 않더라. 그렇기 때문에 언론 제보는 공익제보자를 위한 게 아니다”라며 “시민사회단체와 협의하고 충분한 계획을 세우고, 커뮤니케이션한 뒤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게 훨씬 효과가 좋고, 뿌리부터 고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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