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지녀 주목을 받았던 사외이사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우 이서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배우 윤태영. /뉴시스
대중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지녀 주목을 받았던 사외이사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우 이서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배우 윤태영.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아 선임 때부터 화제를 모은 사외이사들의 행보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인’ 사외이사의 긍정적인 측면과 한계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자동차 시트 등을 생산하는 두올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배우 이서진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관심을 끌었다. 조인회 두올 대표와의 친분은 물론, 미국 뉴욕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이라는 점과 자산운용사 임원 경력 등이 이서진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배경이었다.

자신을 사외이사 후보로 내정하는 이사회에 직접 참석하는 등 적극성을 나타낸 이서진은 예능과 영화를 오가는 분주한 활동 속에서도 사외이사로서의 활동을 철저히 소화하고 있다. 선임 이후 열린 6차례 이사회에 모두 참석한 이서진이다.

사외이사 이서진을 통해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효과까지 덤으로 얻은 두올은 올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2,290억원에서 올해 3,521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 역시 132억원에서 236억원으로 증가했다.

정치인 출신이자 방송을 통해 대중적 인기를 얻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역시 지난해 3월 보해양조 사외이사로 취임하며 화제를 모았다. 취임 첫해였던 지난해에는 다소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보였으나, 지난 3월 이에 대한 지적이 나온 이후에는 이사회에 꼬박꼬박 참석하고 있다.

이들의 이러한 행보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사외이사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준다. 대중의 시선으로 인해 더욱 철저한 사외이사 활동이 기대된다는 점이다. 일부 사외이사들은 불성실한 활동으로 지적을 받고도 이를 개선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들은 그렇지 않다.

반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난 ‘유명인’ 사외이사들도 있다.

먼저 배우 윤태영이다. 윤태영 역시 유력 자산가 집안 출신이자 일리노이 웨슬리안 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연예계 활동과 전공을 살린 경영 활동을 병행해왔다. 지난 2016년 3월엔 코스닥 상장사 덱스터의 사외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덱스터의 한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 특성상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경영 전반에 대한 식견을 갖춘 윤태영 사외이사가 적임자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윤태영 지난 4월 12일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사외이사에서 물러났다. 구체적으로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연예계 활동 복귀에 따른 것으로 추정됐다. 드라마 복귀 소식이 전해진 시점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태영은 이후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켜 연예계 복귀가 무산되고 말았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의 유력 정치인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도 사외이사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지난 3월 코오롱글로벌 사외이사로 선임됐으나 불과 석 달 만인 지난 6월 29일 물러났다. 이후 그는 문희상 국회의장에 의해 국회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사외이사 중도퇴임은 이를 염두에 둔 결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 주식시장 관계자는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거나 다양한 분야 출신인 사외이사는 보다 적극적인 활동이 기대된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개인적인 활동이 사외이사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로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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