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아이에스동서가 콘크리트 사업 등의 부진으로 인해 매출 2조 달성이 불투명하게 됐다. / 네이버 지도
중견건설사 아이에스동서가 콘크리트 사업 등의 부진으로 인해 매출 2조 달성이 불투명하게 됐다.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실적과 시공능력평가 수식 상승이라는 겹경사를 맞았던 아이에스동서가 올해엔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3분기 시원찮은 성적표를 내놓게 되면서 상반기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게 됐다. 특히 그룹의 모태가 된 콘크리트 사업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어 아이에스동서의 주름살을 깊게 하고 있다.

◇ ‘2조 매출 불투명’ 10년 신기록 멈추나

지난 10년간 이어온 아이에스동서의 매출 신기록 행진에 비상등이 켜졌다. 3분기 예상치를 벗어난 실적을 거두게 되면서 매출 2조원 돌파 여부가 불투명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아이에스동서가 상반기에 이미 1조295억원의 누적 매출을 달성하면서 올해 마침내 2조원의 벽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짙었다.

3분기 매출액은 2,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무려 같은 기간 83% 줄어든 154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3분기 보다 88% 줄어든 76억원을 달성하는 데 머물렀다. 다만 상반기 실적이 워낙에 좋아 누적 실적이 추락하지는 않았다. 아이에스동서의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2,834억원.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9% 감소한 수치로 4분기 성과 여부에 따라 최대 실적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11년 만에 매출 신기록이 끊길 수 있다는 것도 문제지만, 아이에스동서를 고심하게 하는 일은 따로 있다. 그룹의 모체가 된 콘크리트 사업이 침체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아이에스동서는 1975년 현대건설 토목사업부에서 분리‧독립된 ‘벽제콘크리트’에 뿌리를 두고 있다.

3분기 아이에스동서의 콘크리트 사업 부문 매출은 1,022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45억원으로 적자 전환 됐다. 요업과 건설, 렌탈, 해운을 통틀어 아이에스동서의 주요 사업 부문에서 영업손실이 발생한 건 콘크리트가 유일하다.

◇ 입지 줄어든 콘크리트 ‘흔들리는 모태’

콘크리트의 약세는 일회적 성격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이에스동서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콘크리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2015년 20.3%에 달했던 비중은 이듬해 14.9%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1.0%까지 내려갔으며, 올해 3분기에는 7.9%까지 떨어졌다.

모기업인 아이에스동서와 함께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가 지분 100%를 가진 PHC(고강도 콘크리트) 파일 제조 및 판매사인 영풍파일의 지난해 매출은 499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억원 줄어들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4분의 1수준인 5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콘크리트 사업을 둘러싼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아 향후 추가하락이 점쳐진다. 정부가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강도 높은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국내 주택 시장 전망이 위축되고 있고, 공공부문에서는 SOC 예산마저 축소돼 PHC 파일 수요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활로를 모색하거나 고부가가치 제품인 특수규격의 적극적인 수주, 원가절감 노력 등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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