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오는 29일 항소심을 앞두고 근황이 포착됐다 그는 컨테이너 생활을 접고 세간의 이목을 피할 수 있는 산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오는 29일 항소심을 앞두고 근황이 포착됐다. 그는 컨테이너 생활을 접고 세간의 이목을 피할 수 있는 산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또 한 번 거처를 옮겼다. 도지사 사퇴 이후 충남 홍성의 관사를 떠나 경기도 야산의 컨테이너에서 생활해온 그는 지난 8월 성폭행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이 끝나자 컨테이너에서도 떠났다. 두 달여 전부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게 컨테이너 주변 사람들의 설명이다. 다시 언론에 포착된 것은 바로 얼마 전이다. 더팩트가 경기도 외곽의 인적이 드문 캠핑용품점에서 안희정 전 지사를 만났다.

보도에 따르면, 안희정 전 지사는 여전히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모자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주변 시선을 의식하는 모습이 역력했던 것. 그는 1심 재판부에서 무죄를 판결 받은 뒤 여성단체로 구성된 안희정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로부터 뜨거운 눈총을 받고 있다. 당시 안희정 전 지사는 무죄를 주장하면서도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복잡한 심경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3개월이 지났다. 취재진과 만난 안희정 전 지사는 “아내와 둘이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제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완곡한 취재 거부다. 이날 안희정 지사의 두 손에 들린 산행 관련 용품을 봤을 때 그는 세간의 이목을 피할 수 있는 산속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오는 29일 항소심 1차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으나,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항소심 쟁점은 위력 행사와 그루밍으로 집중될 전망이다. 그루밍은 성폭력 피해자가 가해자에 의해 성적으로 길들여지는 상태를 말한다. 앞서 검찰과 피해를 호소한 김지은 씨 측은 그루밍 상태에 빠져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심리위원의 의견을 강조했으나,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범죄를 증명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재판부는 안희정 전 지사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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