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11시 12분께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지사에서 발생한 화재는 11시간 가까이 지난 밤 10시께가 돼서야 겨우 완진됐다. / 뉴시스
24일 오전 11시 12분께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지사에서 발생한 화재는 11시간 가까이 지난 밤 10시께가 돼서야 겨우 완진됐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민석 기자] ‘통신이 끊기자, 세상이 멈췄다.’ 지난 24일 KT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통신장애에 대해 한 네티즌은 이렇게 평가했다. “통신이 끊기면 불편한 정도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상이었다”는 것. TV를 비롯해 인터넷, 휴대전화 등 사용이 제한되면서 “일상이 멈춰버린 기분”이라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지사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은 지난 24일 오전 11시 12분께. 화재신고를 접수받은 서대문소방서는 즉각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진화는 쉽지 않았다. 화재가 건물 지하 2미터 아래 광케이블에서 발생한 탓이다. 사람이 진입하기 힘든 곳인데다 복잡한 광케이블로 이뤄진 구조상 내부 진입에 어려움을 겪은 것. 소방관 208명, 장비 60대가 투입된 이날 화재는 11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겨우 완진됐다.

사진은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3가 KT 건물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는 모습. 이날 화재는 건물 지하 2미터 아래 광케이블에서 발생한 탓에 화재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 뉴시스
사진은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3가 KT 건물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는 모습. 이날 화재는 건물 지하 2미터 아래 광케이블에서 발생한 탓에 화재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 뉴시스

이날 화재는 서부역에서 신촌기차역으로 이어지는 지하 통신구에서 발생했다. 통신구는 통신 케이블을 집중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4m 이상 깊이의 지하에 설치된 구조물이다.

이번 화재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서울시 서대문구와 마포구, 용산구 등에서 KT 이동전화와 인터넷, IPTV와 KT의 카드결제단말기가 마비돼 피해가 컸다.

주말을 맞아 홍대와 신촌 등을 찾은 시민들은 휴대전화·인터넷 등을 이용할 수 없어 큰 불편을 겪었다. 한 네티즌은 SNS를 통해 “ATM기, 와이파이, LTE 다 안 돼. 현금 뽑지도 못하고 전화, 문자, 카톡 전혀 안 되고 그냥 홍대에 갇혀 있는 그 자체”라고 적었다.

KT건물 지하통신구 화재로 인해  KT 이동전화와 인터넷, IPTV, KT의 카드결제단말기 등이 마비되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 뉴시스
KT건물 지하통신구 화재로 인해 KT 이동전화와 인터넷, IPTV, KT의 카드결제단말기 등이 마비되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 뉴시스

휴대전화가 먹통이 되면서 평소 잘 찾지 않던 공중전화 부스에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카드결제 단말기가 되지 않아 주말 장사에 직격탄을 입었다. 일부 식당과 카페는 ‘KT 화재로 인해 현금 또는 계좌이체만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게시했고, 영업을 포기한 곳도 속출했다.

경찰 내부통신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12시스템은 복구가 완료됐으나 일부 경찰서의 일반 및 경비전화는 25일 오후까지 제대로 복구되지 않아 불편이 가중됐다.

한편 24일 오전 11시 12분께 KT아현빌딩 지하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는 당일 밤 10시께 완전히 진화됐다. 하지만 25일까지도 일부 지역은 통신장애로 인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KT는 25일 오전 11시 기준 무선망 60%, 인터넷은 80% 복구를 마쳤으며 저녁까지는 90% 이상 복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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