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로 지목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과거에 사용한 휴대폰을 찾기 위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 뉴시스
검찰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로 지목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과거에 사용한 휴대폰을 찾기 위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혜경궁 김씨 사건에서 혐의 입증에 반드시 필요한 물증은 휴대폰이다. 경찰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가 비슷한 시기에 휴대폰을 교체한 사실을 확인했다. 혜경궁 김씨가 올린 게시물에서 휴대폰 기종 표시가 달라진 시점에 이재명 지사의 부인 김씨도 휴대폰 기종을 바꿨다는 것이다. 경찰은 김씨의 휴대폰이 그가 혜경궁 김씨라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반대로 김씨의 휴대폰은 그가 혜경궁 김씨가 아니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따라서 사건은 김씨의 휴대폰만 있으면 쉽게 풀린다. 하지만 휴대폰이 없다. 이재명 지사는 “사건이 벌어진 4월에 경찰에서 휴대폰 제출 요청을 했더라면 드렸을 텐데 현재는 없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워낙 이상한 전화가 많이 와서 정지를 시켰고, 그 후 선거 과정에서 중고 전화기들을 모아서 선거운동용으로 쓰다가 선거가 끝난 뒤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앞서 김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된 4월에 휴대폰을 교체하면서 새로운 번호를 만들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경찰 탓으로 돌렸다. “왜 (사건이 벌어진 이후) 7개월 동안 휴대폰 제출을 요청하지 않았냐”는 얘기다. 그는 “참 이상하다.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발끈했다. 그는 지난 19일 출입기자단과 가진 정례간담회에서 휴대폰 제출 요구가 늦어진데 대해 “저희도 왜 살펴보고 싶지 않았겠나. 여러 가지 수사 과정 및 절차를 통해서 확인할 것은 다 했다. 다만 구체적인 수사 사항은 말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결국 검찰이 나섰다. 수원지검 공안부는 27일 이재명 지사의 자택과 경기도청 집무실에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김씨의 휴대폰을 찾기 위해서다. “휴대폰을 분실 또는 폐기했다는 것은 이재명 지사 측의 설명이지 실제 휴대전화가 있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게 검찰 측의 주장이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휴대폰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김씨와 이재명 지사의 신체를 수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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