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playdiablo4.com'으로 접속하면 구글이미지의 폰 검색 화면을 보여준다. / 구글
도메인 'playdiablo4.com'으로 접속하면 구글이미지의 폰 검색 화면을 보여준다. / 구글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여러분은 폰도 없습니까?”(Do you guys not have phones?). 이달 초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 팬들을 위해 열린 축제 ‘블리즈컨 2018’에서 나온 이 발언은 게임유저들 사이에서 올해 최고의 망언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 블리즈컨 행사장에선 게이머들의 실망과 한숨이 이어졌다. 기대하던 디아블로 차기작이 모바일 버전(디아블로 이모탈)으로 출시되고, 블리자드가 아니라 중국 넷이즈가 개발을 맡았다고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어 진행된 팬들과 개발자 간의 Q&A 코너에선 ‘PC판 계획은 없냐’는 질문이 나왔고, ‘어떤 계획도 없다’는 답변에 야유소리는 커져갔다. 당황한 블리자드 관계자는 장난스럽게 “당신들은 폰도 없냐”고 반문했지만, 오히려 팬들의 분노를 키웠다.

최근 해외 최대 온라인커뮤니티 레딧의 사용자인 제인(Zeiin, 닉네임)의 장난스런 행보는 이같은 일화와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가 취득한 도메인 ‘http://playdiablo4.com’을 웹브라우저에 입력하면 구글에서 ‘phone’이란 키워드를 검색한 페이지로 접속된다. ‘디아블로4’에 대한 정보를 기대하고 접속한 이들에게 폰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블리자드의 ‘당신들은 폰도 없냐’는 발언을 비꼰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물론 그의 ‘장난’이 처음부터 구글의 검색페이지’를 향한 건 아니었다. 제인이 도메인 ‘playdiablo4.com’을 최초 취득한 시점은 ‘디아블로 이모탈’이 공개되기 전인 지난 9월. 그는 당초 이 주소를 PC온라인 게임 ‘패스오브엑자일’의 홈페이지로 연결(리다이렉트)시켰다. 패스오브엑자일은 뉴질랜드 게임사 ‘그라인딩기어게임즈’가 2013년 정식 출시한 게임으로,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보다 원작을 더욱 잘 계승했다고 평가를 받는다. 디아블로4의 개발계획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인 만큼, 제인의 리다이렉트를 장난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디아블로 이모탈이 발표된 후 최근 제인은 블리자드 법무팀으로부터 이메일 하나를 받았다. 이메일엔 해당 도메인을 패스오브엑자일로 연결시키는 행위는 사이버스쿼팅 방지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사이버스쿼팅은 인터넷 주소인 도메인을 투기나 판매 목적으로 선점하는 행위를 뜻한다.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는 1999년부터 이를 불법행위로 간주, 등록을 취소시키거나 정당한 권리자에게 이전토록 조치 중이다. 이는 제인이 ‘playdiablo4.com’ 도메인의 리다이렉트 대상을 구글 검색페이지로 변경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한편 제인은  회사 측의 조치에 대해 “(도메인 구매) 비용을 치렀기에 무료로 넘길 순 없다”며 “블리자드가 디아블로 차기작에 이 도메인을 사용할 계획이라면 아무런 조건 없이 포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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