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이 KISCO홀딩스를 향해 또 다시 공개 주주서한을 보냈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이 KISCO홀딩스를 향해 또 다시 공개 주주서한을 보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행동주의 펀드를 운용하는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이 KISCO홀딩스를 향해 다시금 목소리를 높였다. 공개 주주서한을 통해 “경영진이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주주가치를 훼손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소액주주의 요구를 꾸준히 묵살해온 KISCO홀딩스가 이번엔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 26일 KISCO홀딩스를 향해 공개 주주서한을 보냈다. 서한은 날카로운 지적으로 시작됐다. “이사회 이사 및 경영진은 소수주주를 포함한 주주의 자본을 관리하는 관리자로서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을 통해 ‘주주이익 극대화’와 ‘대주주와 소수주주 관계에 있어 단위 주식 당 동등한 이익창출’을 달성해야 하는 신의성실의무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이사 및 경영진은 불법행위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쳐 주주가치를 훼손시켰다”고 지적한 것이다.

여기서 지적된 불법행위는 담합 적발을 가리킨다. KISCO홀딩스의 자회사인 한국철강과 환영철강은 다른 철강업체 4곳과 함께 2015년 5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철근 판매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 9월 공정거래위원위로부터 과징금 및 검찰 고발 조치를 받았다. 과징금은 한국철강이 175억1,900만원, 환영철강이 113억1,700만원이었다.

이처럼 불법행위 적발로 막대한 과징금을 물게 됐음에도 이에 대한 내부감사나 경영진 책임 추궁은 일체 없었다는 것이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의 지적이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그동안 꾸준히 지적해왔던 KISCO홀딩스 이사회 이사 및 경영진의 ‘직무유기’에 대해서도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보유 중인 현금 등 실제 회사 가치에 비해 주가가 현저히 낮을 경우, 배당확대 또는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이익 보장에 나서야하지만 이러한 요구를 꾸준히 묵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KISCO홀딩스의 순현금과 한국철강 및 환영철강이 보유한 것 중 KISCO홀딩스 지분에 해당하는 순현금을 모두 더하면 KISCO홀딩스의 주당 보유순현금은 3만356원에 달한다”며 “이는 주가의 2.6배에 달하는 것으로 심각한 저평가상태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KISCO홀딩스를 향한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의 이 같은 지적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주주서한을 보내 배당확대 및 자사주 매입소각을 요구했고, 이후에도 4차례 더 주주서한을 보냈다. 하지만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KISCO홀딩스가 이와 관련해 어떠한 답변이나 행동을 취하지 않은 채 묵살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경영진을 감시·견제해야할 감사위원이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않고 있는 등 감사위원회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KISCO홀딩스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같은 맥락의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소액주주가 배당금과 관련해 주주제안을 접수했지만, 주총 일주일을 앞두고 “상법 및 당사 정관에 따른 재무제표의 이사회 승인요건을 충족해 보고사항으로 변경했다”며 주주제안을 철회시켰다.

KISCO홀딩스의 이 같은 대응에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번 공개서한과 함께 재차 임시주총 개최 및 경영진 면담을 요청한 것이다. 또한 담합 적발에 따른 대책 및 이사회 이사 및 경영진의 신의성실의무 위반 관련 개선책을 오는 12월 5일까지 답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KISCO홀딩스 측 관계자는 “주주서한에 대해 내부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KISCO홀딩스가 이번엔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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