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리감으로 풀어본 더불어민주당 계파구도. / 그래픽=이선민 기자
전당대회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리감으로 풀어본 더불어민주당 계파구도. / 그래픽=이선민 기자

[시사위크=은진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친문(친문재인)·비문(비문재인)의 구분만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친문·비문 프레임은 2015년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시절부터 지속돼왔다. 이후 집권여당이 되면서 당 구성원 모두가 친문을 자처했고 기존의 계파 구분은 의미가 없어졌다. 국민의당이 창당되는 과정에서 비문계 의원들이 대거 이탈한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당내 최대주주는 여전히 친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치적 인연이 깊은 이른바 ‘3철’ 중 한 명인 전해철 의원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를 맡으면서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인사들도 친문으로 분류된다. 손혜원·표창원·김병관·이수혁·김정우·권미혁·박주민·김병기·조응천 의원 등은 물론 대부분의 중진의원이 친문에 속한다. 

과거 친노(친노무현)계는 대부분 친문진영으로 흡수됐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문희상 국회의장과 ‘좌장’으로 불리는 이해찬 대표가 ‘원조 친노’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송영길·최재성·박범계 의원과 참여정부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김진표 의원도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친노라는 점에서 친노는 결국 범친문계와 맥을 같이 한다.

민주당 최대주주는 역시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친노·친문계다. 사진은 이해찬 대표와 문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민주당 최대주주는 역시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친노·친문계다. 사진은 이해찬 대표와 문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이해찬 의원이 당 대표를 맡은 이후부터는 ‘이해찬계’가 독자적인 신(新)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이 대표와 ‘투톱’을 이루고 있는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노무현 정부 국무총리를 지낼 당시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으로 있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2012년 이 대표가 민주통합당 대표를 맡았을 때 비서실장이었고, 윤호중 사무총장은 당시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이었다. 이들은 현재 당 주요 보직을 맡고 있어 ‘실세’로 통한다.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도 민주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고(故)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함께 민주화운동을 했던 재야인사들로 구성된 그룹이다. 이들은 전당대회 등 당내 주요 선거가 있을 때 단일후보를 내는 등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모인 이재명계·박원순계도 있다. 이재명계는 대통령후보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했던 인사들과 경기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현역 의원 일부로 구성돼있다. 대표적으로 정성호(양주)·김병욱(성남분당을)·김영진(수원병) 의원이 있다. 이재명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제윤경 의원도 이재명계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혜경궁 김씨’ 의혹 등으로 치명상을 입으면서 이재명계는 구심점을 잃고 사실상 소멸한 상태다.

박원순계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에 성공하면서 점차 세를 불려가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박홍근·기동민 의원이 있다. 시민단체 출신인 남인순·이학영·김상희 의원 등도 박 시장의 우군으로 꼽힌다. 이재명 지사에 이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도 성폭행 의혹으로 몰락하자 박원순계가 정권 재창출에 관심이 높다는 이야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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