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홍 GS글로벌 대표이사(사진)가 GS칼텍스 대표로 선임됐다.
허세홍(사진) GS글로벌 대표이사가 GS칼텍스 대표로 선임됐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GS그룹이 4세경영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고 있다.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오너가(家) 4세를 경영 전면에 전진 배치해서다. 4세 가운데 가장 관심을 받는 인사는 단연 허세홍(49) GS글로벌 사장이다. 4세 중 가장 나이가 많은 허 사장은 이번에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 허세홍 사장, GS칼텍스 수장으로 화려한 복귀 

GS그룹은 27일 사장 승진 1명과 부사장 승진 6명 등 모두 53명에 대한 2019년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인사는 계열사별 이사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오너가 4세들의 급부상이다. 오너가 4세 중 최연장자인 허세홍 GS글로벌 사장은 그룹 내 핵심인 GS칼텍스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고, 그의 사촌동생들인 허준홍 GS칼텍스 법인사업부문장(전무)과 허윤홍 GS건설 신사업추진실장(전무)는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로 허세홍 사장의 그룹 내 입지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69년생인 허 사장은 허동수 GS칼텍스 전 회장의 장남으로, 연세대 경영학과, 미국 스탠포드대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글로벌 금융회사와 IBM, 셰브론 등에서 경험을 쌓고 2007년 GS칼텍스에 입사하며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GS칼텍스 싱가포르법인장, 생산기획공장장, 석유화학‧윤활유사업 본부장 등을 역임한 그는 지난해 1월 종합상사기업인 GS글로벌 대표이사에 선임돼 주목을 받았다. 4세 가운데 처음으로 계열사 대표이사로 발탁돼서다. 이번에 그는 지난 2년간의 경영 성과를 인정받고 GS칼텍스의 수장으로 화려하게 돌아오게 됐다.

GS칼텍스는 그룹 내 핵심 계열사다. 연간 매출액이 30조원이 넘는 계열사로,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허 사장의 부친인 허동수 전 회장은 1994년부터 20년 넘게 GS칼텍스를 이끌며 회사를 세계적인 정유사로 키워냈다. 허동수 전 회장은 2012년 말 사촌동생인 허진수 회장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넘긴데 이어, 2016년 초 이사회 의장까지 넘기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번 인사로 허진수 회장은 조카인 허세홍 사장에게 대표이사직을 넘기게 됐다. 허 회장은 앞으로 GS칼텍스와 GS에너지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며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선다.

◇ 경영 자질 본격적인 시험대 

이로써 GS칼텍스는 허세홍 수장 체제를 맞이하게 됐다. 재계 안팎에선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우선 지난 2년간 GS글로벌 수장으로서 회사의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경영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존재한다. GS글로벌은 지난해 연결 재무재표 기준 영업이익이 4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3% 늘어난 3조3,874억원, 당기순이익은 225억으로 4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3조755억원, 영업이익 453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1.8%, 8.0%씩 증가했다.

GS칼텍스가 허세홍 사장 체제로 전환된다./GS칼텍스
GS칼텍스가 허세홍 사장 체제로 전환된다./GS칼텍스

다만 GS칼텍스는 GS글로벌보다 덩치가 훨씬 큰 회사다. 굵직한 회사를 운영하기에는 아직까지 경영자로서의 경험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30년간 GS칼텍스에서만 근무해온 허진수 회장의 무게감을 대신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평가도 있다.

더구나 GS칼텍스는 차명으로 소유한 예선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각종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해경에 적발되면서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해양경찰청 형사과는 최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GS칼텍스 전·현직 임직원 4명과 법인을 입건한 바 있다.

GS칼텍스와 이들 임직원들은 지난 2009년 11월 선박임대회사 2곳을 동원해 예선업체를 직접 보유하고도 공정거래위원회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허위로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GS칼텍스가 B예선업체를 자회사로 보유한 모 해운업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화주인 정유사가 예선업을 할 수 없도록 한 선박입출항법(구 항만법)을 피하기 위해 이같은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일감을 몰아주는 등 각종 불법 혐의가 적발됐다. 이로 인해 회사의 대외 신인도와 윤리경영에도 상처가 났다. 훼손된 기업 이미지를 바로 세우는 것도 허 사장의 과제 중 하나다. 과연 허세홍 체제가 GS칼텍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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