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 심명섭 대표가 웹하드를 운영하며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 여기어때
여기어때 심명섭 대표가 웹하드를 운영하며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 여기어때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최근 국내 숙소 누적 예약 건수가 1,500만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던 숙박O2O 업체 ‘여기어때’에 오너리스크가 덮쳤다.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의 심명섭 대표가 불법 음란물을 유통한 혐의로 형사 입건된 사실이 드러난 것. 러브호텔로 인식되던 국내 중소형 숙박업소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쌓아올린 공든 탑이 흔들리고 있다.

◇ ‘음란물 유포’ 혐의 심명섭 대표 검찰 송치

‘전 직원 폭행’과 ‘엽기 워크샵’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위디스크 양진호 회장 사건의 불똥이 ‘여기어때’로 튀고 있다. 웹하드 업계 전반을 살펴보고 있는 경찰의 수사망에 여기어때 심명섭 대표가 포착됐다. 충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9일 웹하드를 운영하며 수백만 건의 불법 음란물 유통을 방조한 혐의로 심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심 대표는 지난 18년 가까이 웹하드 10여 곳을 운영하며 음란물 427만건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유통된 음란물에는 아동 및 청소년 관련 영상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아동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을 위반했을 소지를 남기고 있다. 또 영상 가운데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는 불법촬영물(몰카)나 리벤지 포르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심 대표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웹하드 업체 두 곳에서만 지난 열 달 동안 52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심 대표는 “웹하드 소유자는 맞지만 음란물 유통 등 운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막 검찰에 사건이 송치된 단계에서 심 대표의 위법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웹하드 업체를 향한 사회의 눈초리가 따가워진 상황에서 이 같은 혐의로 구설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심 대표의 도덕성은 손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단순히 불법정보를 유통해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에서 경영인으로서의 생명력도 위협받고 있다.

시선은 자연스레 여기어때로도 쏠린다. 최고경영자의 행보는 회사 이미지와 직결되는 만큼 이번 사건으로 여기어때도 유무형의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여기어때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이 ‘성(性)’과 연관이 깊은 숙박업이다 보니 더 큰 오해를 살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 숙박업 이미지·IPO 줄줄이 타격 받나

그간 숙박O2O업계는 이미지 개선에 적잖은 공을 들여왔다. 업계 1위 업체 야놀자는 물론 후발주자인 여기어때도 중소 숙박업체가 갖고 있는 기존의 선정적이고 어두운 이미지를 씻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 왔다. 여기어때의 경우만 보더라도 유상무, 유병재, 신동엽 등 코믹하면서도 친근한 연예인을 앞세워 젊은 층에 어필했으며, 1,000명 규모의 서포터즈를 모집해 중소형 호텔의 인식을 전환하는 데 주력해 왔다.

하지만 회사의 얼굴과도 같은 심 대표가 불법 음란물을 유포했다는 혐의를 사게 되면서, 지난 수년간 돌 하나하나 쌓아 올린 공든 탑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는 위기에 몰린 것이다.

이번 논란은 여기어때가 최근 맞은 경사에까지 재를 뿌리게 됐다. 지난 26일을 기점으로 여기어때는 국내 숙소 누적 예약 건수가 1,500만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여기어때가 예약 서비스를 시작한지 3년여 만에 세운 기록이다.

향후 추진할 IPO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여기어때가 2020년 경 IPO를 계획 중인 것으로 보고 있는데, 기업 상장 심사시 ‘오너 도덕성’이나 ‘기업 신뢰도’와 같은 비재무적인 요소도 중요한 심사항목으로 꼽힌다.

한편 위드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심 대표 입건과 관련해 “대표님 개인의 일이다 보니 회사에서 입장을 밝히기 애매한 부문이 있다”면서도 “내부적으로 이번 일과 관련해 어떻게 입장을 내야할지 협의 중인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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