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보다 화려하게 등장한 ‘괴물 신인’ 강백호. 이제 그는 신인이란 딱지를 떼고 2년차에 접어들게 된다. /뉴시스
그 누구보다 화려하게 등장한 ‘괴물 신인’ 강백호. 이제 그는 신인이란 딱지를 떼고 2년차에 접어들게 된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올 시즌 ‘괴물 신인’ 강백호의 등장은 이름처럼 만화 같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프로구단에 입단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인데, 강백호는 개막전 선발명단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자신의 프로무대 첫 데뷔타석을 홈런으로 장식했다. 그것도 지난 시즌 다승왕을 차지한 리그 최고 수준의 투수에게.

그렇게 화려하게 포문을 연 강백호는 데뷔 후 7경기에서 4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히 알렸다. 덩달아 소속팀 KT 위즈도 초반 돌풍을 이어갔다.

이후 다소 주춤하기도 했지만, 강백호는 고졸신인 최다홈런 기록을 새로 쓰며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데뷔 시즌 기록은 138경기, 타율 0.290, 153안타, 29홈런, 84타점. 아쉬움보단 만족감이 큰 성적이었다.

선수 인생에서 오직 단 한 번 기회가 주어지는 신인왕을 거머쥔 강백호는 다음 시즌 2년차를 맞이하게 된다. 무게감이 확 달라지는 두 번째 시즌이다.

스포츠계에는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있다. 인상 깊은 데뷔 시즌을 보낸 선수, 또는 그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 한 단계 도약한 선수가 다음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는다는 말이다. 이는 무수히 많은 실제 사례를 통해 입증됐고, 원인도 뚜렷하게 분석된다. 사실상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한데 따른 피로누적, 그리고 상대의 분석 및 견제 심화 등이 주요 요인이다.

‘신인왕’ 강백호의 다음 시즌 당면과제 역시 2년차 징크스 극복이다. 무시무시한 힘은 입증된 강백호지만, 아직은 약점도 곳곳에서 포착된 바 있다. 다음 시즌 강백호를 만날 상대들은 그 약점을 더욱 집요하게 노릴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견제를 딛고 도약해야 진정한 ‘괴물’로 진화할 수 있다.

강백호는 데뷔 시즌 29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고졸신인으로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만약 2년차에 접어들어 진화에 성공한다면 30홈런을 넘어 40홈런도 거뜬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홈런왕 경쟁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의 무게는 데뷔 시즌과 차원이 다르다. 올해는 막내로서 제 몫만 해줘도 다행이었다면, 다음 시즌부턴 팀 성적에 기여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이 본격적으로 주어지게 된다. KT 위즈는 올해 사상 첫 ‘탈꼴찌’에 성공했으나 9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강백호의 활약에 힘입어 중상위권 도약에 성공한다면, 그만큼 팀의 미래도 밝아질 전망이다.

강백호가 2년차 역시 성공으로 장식하기 위해선 올 겨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맞는 오프 시즌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최근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신인왕을 차지한 강백호의 ‘선배’들은 모두 이렇다 할 2년차 징크스 없이 활약을 이어갔다. 과연 강백호는 어떤 2년차 행보를 보여주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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