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한강 이포보를 개방한 결과 많은 변화가 포착됐다. /뉴시스
환경부가 한강 이포보를 개방한 결과 많은 변화가 포착됐다. /뉴시스

[시사위크=정수진 기자] 4대강 사업으로 가둬졌던 물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니 강이 돌아왔다. 아울러 이곳을 터전 삼아 살아가던 생명체들도 제 자리를 찾아왔다.

환경부는 지난 10월 4일부터 11월 13일까지 한강 이포보를 개방한 결과, 본래의 강 모습이 관찰되기 시작하는 등 여러 긍정적인 변화가 포착됐다고 발표했다.

한강 이포보가 개방 대상으로 선정된 이유는 낙동강 등 다른 강에 비해 4대강 사업 준설량이 많지 않아 변화 또한 적었고, 개방 여건이 가장 양호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이포보 개방은 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세밀하게 추진됐다. 보 수위 저하 속도를 일반적인 수준의 절반으로 낮췄고, 밤에는 아예 수위저하를 중지하는 등 다양한 기법을 총동원했다. 다슬기 등 패류 구조 활동도 적극 추진해 총 10만3,370마리를 구조·방생했다.

이처럼 세심한 개방에 따른 변화는 금세 나타나기 시작했다. 환경부는 이를 수질, 경관, 생태계, 물이용 등 14개 분야로 나눠 집중 관찰했다.

먼저 경관이 달라졌다. 보 개방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복하천, 양화천 합류부 일대에서 모래톱, 자갈층, 퇴적펄층 등이 모습을 나타냈다. 모래톱은 축구장 12개에 해당하는 면적이 새로 발생했고, 수변공간은 축구장 58개에 해당하는 9.8%가 증가했다. 환경부는 “수변공간이 늘어나자 강을 더 가까이서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4대강 사업 이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기 시작하자, 이곳을 터전 삼아 살아가던 생명체들도 부쩍 늘어났다. 개방 전 4종 26마리였던 물새류가 9종 404마리로 15배 늘어난 것이다. 특히 백로류와 민물가마우지 등이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이곳의 서식환경이 좋아지자 인근에서 이동해온 것으로 추정됐다.

인위적으로 막혀있던 것이 열리면서 강은 원래 흐르던 속도를 되찾았다. 개방 전 8.5cm/s였던 유속이 124%나 증가해 19cm/s를 기록했다. 이처럼 물이 흐르자 수질도 보다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인간이 물을 사용하는 데에도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하수 이용 등 농업 관련 피해 사례는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고, 취수장 1곳과 4개의 양수장 모두 문제가 없었다.

환경부는 “이번 한강 이포보 개방기간 관찰 결과를 수계 및 보별 민관협의체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공유할 예정이며, 세부적인 내용은 누구나 종합정보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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