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자체 OS ‘기린(Kirin)’ 개발 중
미국 영향 받지 않기 위한 결정… 지난 4월부터 준비

화웨이가 자체 OS를 개발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독점 OS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되며, 명칭은 기린(Kirin) OS가 될 가능성이 크다. /화웨이
화웨이가 자체 OS를 개발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독점 OS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되며, 명칭은 기린(Kirin) OS가 될 가능성이 크다. /화웨이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화웨이가 자체 OS를 개발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화웨이가 미국 기업인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내린 결정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중국 IT전문매체 기즈차이나는 화웨이가 자체 OS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독점 OS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되며, 명칭은 기린(Kirin) OS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화웨이는 자사가 자체 개발하는 프로세서 역시 ‘기린’으로 명명하고 있는 만큼 이번 OS 공개를 통해 기린의 브랜드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의 부사장인 브루스 리는 개인 웨이보 계정을 통해 해당 사실을 알렸다. 리 부사장은 “자체적인 OS를 개발하고 있다”는 글을 게재하며 독점 OS 개발과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화웨이의 결정은 외부의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실제 최근 미중간 무역갈등이 심화되면서 화웨이가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 4월 미국 상무부는 자국 기업인 구글과 중국 기업 ZTE의 거래를 막은 바 있다. 이후 ZTE는 안드로이드 탑재에 대한 논의를 위해 구글을 만나는 등 위기를 겪은 바 있다. 당시 화웨이에 대한 제재는 없었으나 화웨이는 내부 논의를 진행하는 등 제재 가능성을 두고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정부의 움직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 등은 미정이다. 개발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화웨이가 입장을 번복한 바 있어서다. 지난 9월 미국 IT매체 폰아레나는 왕청루 화웨이 소프트웨어 부문장이 OS 자체 개발설을 부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왕청루 부문장은 안드로이드 파이 기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EMUI 9.0’ 공개 자리에서 “자체 OS를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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